내년 2학기부터 서울지역 중·고등학교 두발 길이 제한이 사라진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중고생의 두발 규제를 전면 폐지하는 ‘두발자유화 선언’을 27일 발표했다.
조 교육감은 각 학교에 자체 공론화를 거쳐 내년 1학기 내 학생생활규정(학칙)을 개정하고 2학기부터 시행할 것을 지시했다. 머리카락 길이 규제는 반드시 없애고 파마나 염색도 제한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
조 교육감은 “두발 자유화는 크게 ‘두발 길이’와 ‘두발 상태(염색, 파마 등)’로 진행할 수 있다”면서 “이제 두발 길이는 완전 학생자율로 맡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84.3%의 학교가 자유화 된 상황에서 아직 두발 길이에 제한을 둔 학교들이 두발 길이 자유화를 실현해 주기를 바란다”며 “이는 교복 입은 시민의 복장, 두발 등 용모에 있어서 개성을 실현할 권리를 구현하는 구체적 조치로서, 학생들의 자기결정권을 기본적 권리로 보장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육감의 이번 선언은 ‘학생의 두발을 규제해선 안 된다’고 명시한 서울학생인권조례의 후속 조치다.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학생생활규정으로 머리카락 길이를 규제하지 않는 서울 중·고교는 84.3%(708곳 중 597곳)으로 중·고교 약 15%는 여전히 두발규제가 남아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현장에서는 두발자유화 논쟁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머리카락 길이나 모양을 획일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구시대적이라는 의견과 자유가 자칫 방종으로 이어질 수 있고 학생 생활지도에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 김모(33)씨는 “학생들의 개성은 존중하지만, 아무래도 생활지도에 있어 어려움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또 두발 규제를 없애면 아이들 사이에서도 꾸밈 비용 등으로 위화감이 조성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