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선동열 야구 대표팀 감독에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됐다.
선동열 감독은 올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선발 과정에 부적절한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에 따라 손혜원(더불어민주당)·조경태(자유한국당)·김수민(바른미래당) 문체위원의 증인 요청으로 10일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섰다.
오후 2시 국감장에 출석한 선 감독은 “프로야구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많이 보고 있다고 인정하느냐”는 김수민 의원의 질의에 “현재 제도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선 감독은 앞서 올해 아시안게임에서 우리 대표팀이 우승을 차지했음에도 고전을 면치 못해 경기력에 대한 비난을 받았고, 이는 병역 미필 선수에게 면제 특혜를 주기 위해 선발 과정을 공정하게 진행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의혹까지 번졌다.
김 의원의 “혹시 청탁이 있었나. 실력 차가 비슷한 선수들의 경우 (군) 미필 여부가 선발에 영향 미칠 수 있나”라는 질의에 선 감독은 “그렇지 않다”고 맞섰다.
김 의원은 “논란이 되고 있는 오지환 선수가 상무 입대를 지난해 11월 포기했다. 그 해 같은 포지션 선수들 성적을 보면 오지환 선수는 출루, 타율 등 모든 부분에서 하위권에 위치했다. 국가대표 선발 기준에 맞지 않다 생각한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이어 “이상하게도 오지환 선수가 이상하게도 대체 복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했다”며 “(대표팀) 내정이나 그에 준하는 확신이 있지 않는 한 포기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국민들의 의심”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선 감독은 “저는 실력을 보고 뽑았다”며 “올해 기준 컨디션 좋은 선수를 뽑았다”고 응수했다. 선 감독은 앞서 지난 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서도 “대표팀 선발 과정에 어떤 청탁이 없었다”며 관련 의혹을 정면 반박한 바 있다.
이날 반복된 지적에 선 감독은 “경기력만 생각했다. 물론 시대적 흐름을 생각하지 못한 것은 죄송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선발은 제 생각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뽑는 것이 감독이라 생각한다. 컨디션이 나쁜 선수를 이름만으로 쓰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다소 흥분한 어조로 해명했다.
손혜원 의원은 대표팀 선발 권한이 KBO(한국야구위원회)로 넘어간 배경을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손 의원은 앞서 이뤄진 도종환 문체부 장관 질의에서 대표팀 선발 권한이 선 감독이 임명되기 전 문체부 산하 KBSA(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서 구단주들로 구성된 KBO로 넘어간 것과 관련해 “이 일을 획책한 사람의 더 큰 그림이 있지 않았나 싶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손 의원은 선 감독에게 “국가대표 감독직을 맡겠다고 본인이 먼저 나섰나 아니면 누가 이 자리 와줘야겠다 말했나”라고 물었고 선 감독은 “KBO에서 (구본능) 총재님이”라고 답했다.
손 의원은 이처럼 선임 주체가 KBO였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선 감독이 처음으로 대회별 감독이 아닌 전임 감독이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선 감독도 이에 대해 “KBO에서 모두 하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손 의원은 일련의 과정 배경으로 이날 증인 출석한 양혜영 당시 KBO 사무총장 이름을 수차례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손 의원은 선 감독이 자신의 주된 업무에 대해 “선수를 체크하는 일”이라며 “TV를 보며 하는 게 오히려 낫다”고 답하자 “일본의 전임 감독제는 한 달에 10회 이상 무조건 현장에 나간다. 너무 편한 전임 감독을 하는 게 아니냐”고 공세를 퍼부었다.
손 의원은 또 연봉 2억원에 2020년까지 계약한 선 감독에게 “KBO에서 뽑고 KBO 밑에 있기 때문에 아마추어 야구나 청소년 야구는 전혀 연구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하고 사과나 사퇴 중 선택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선 감독은 특정 선수를 배려한 것이 아니냐는 질의에 “전혀 그렇지 않다”며 일관되게 맞섰으며 선발 기준에 대해서는 “실력을 기준으로 소신껏 뽑았다”는 취지의 답변을 반복했다.
이날 선 감독은 “저는 지금까지 운동만 해왔다. 행정적, 사회적인 것은 진짜 몰랐다”며 억울함을 표하고 “앞으로는 선수 선발도 그렇고 국민들에게 더 귀를 기울여 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논란이 되고 있는 운동선수의 병역 특례 제도와 관련해 “예술체육 요원에 대한 병역 제도를 이제 근본적으로 확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고 도 장관은 “병무청, 국방부와 논의를 계속하겠다”고 답했다. 선 감독도 “제도에 따를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