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필립모리스가 궐련형 전자담배 논란에 대해 정면돌파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11일 경남 양산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이코스 전용 담배 제품인 ‘히츠’(HEETS) 생산공정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필립모리스가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 언급됐다.
앞서 이달 1일 한국필립모리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지난 6월 식약처의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분석결과’ 발표 근거가 되는 분석방법과 실험 데이터 등에 대한 정보공개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타르를 더 많이 함유하고 있고, 덜 유해한 근거가 없다고 발표했다.
김병철 한국필립모리스 전무는 “지난 2년 동안 해외연구기관 자료들을 식약처에 제공해 왔다”며 “(식약처에) 소송하기 전에도 직·간접적으로 소비자에게 혼란을 일으킨 식약처의 발표 내용을 바로잡아주기를 간곡히 부탁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국필립모리스는 지난 7월 식약처에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분석발표 관련 정보를 요청했다. 그러나 식약처는 보도자료 등 이미 공개된 정보 외에는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한국필립모리스가 정보공개소송을 제기하게 된 것이다.
한국필립모리스 측이 강경한 자세를 보이자, 일각에서는 정부와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기업 운영에 도움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에 김 전무는 “정부를 상대하는 점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소비자 단체, 고객들이 오해하는 부분을 이번 기회에 투명하게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타르의 진실’ 사이트를 개설, 타르의 개념과 유해 여부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가 직접 접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또한 ‘진실을 알 권리’라는 제목의 의견광고를 통해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분석한 식약처 조사 결과를 봐도 세계보건기구(WHO) 지정 9가지 유해물질이 일반 담배보다 평균 90%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런데도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일반 담배보다 타르가 더 많이 나온 것만 강조해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0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진행한 ‘2018 국민 흡연 인식 조사’에 따르면 궐련형 전자담배 흡연자의 69%와 일반 담배 흡연자의 73%가 식약처의 발표가 ‘사회적 혼란을 초래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비흡연자의 65%도 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한국필립모리스에 이어 여론까지 의혹을 제기하면서 식약처를 향한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