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공사 태양광 곳곳서 반발, 주민수용성 관건

농어촌공사 태양광 곳곳서 반발, 주민수용성 관건

기사승인 2018-11-15 11:25:59

 

한국농어촌공사의 전남 화순 수상태양광 시설

 한국농어촌공사가 추진하는 태양광 발전사업이 농촌지역 주민들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히는 일이 늘어나면서 주민수용성 제고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3020’ 정책을 추진해 오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20%까지 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농어촌공사도 전국 저수지와 담수로를 중심으로 곳곳에 태양광 발전사업 허가신청을 하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태흠의원(자유한국당,보령․서천)이 농어촌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공사 및 허가를 진행 중인 태양광 사업은 총 771개 지구로 발전용량은 1,904㎿ 규모이다.

 시설면적으로 보면 총 2,098ha로 여의도면적(290ha)의 7배가 넘는다.

 농어촌공사는 올해 사업 착수가 가능한 목표를 최대 164개 지구 987㎿로 잡고 추진 중이며 66개 지구 3.7GW에 대해서는 발전사업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그러나 해당 지역 상당수가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로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

 농어촌공사 서천지사는 봉선저수지에 36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추진용량 20MW규모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 주항·종천저수지에도 총 90억 원의 예산을 들여 5MW의 수상 태양광 발전사업 허가를 충남도에 신청한 상태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농어촌공사가 아무런 사전설명이나 협의 절차 없이 임의로 추진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농어촌공사 보령지사는 청천저수지에 수상태양광 발전을 추진하면서 청라면 청천저수지 인근 주민 및 청라내수면어업공동체와 마찰을 빚고 있다. 보령시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반대로 인해 10개의 허가신청을 불허 했으며, 앞으로 7개의 허가신청 건도 불허할 계획이라고 관계자는 말했다.

 강원 고성군 토성면에서는 주민들이 수상태양광발전소 설치반대 결의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농어촌공사가 주민들과 협의 및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한 채 수상태양광발전소 건립을 졸속 추진했기 때문이다.

 전북 완주군에서도 농어촌공사가 추진 중인 동상·대아 저수지의 수상태양광 설치 계획과 관련해 주민들이 반대 집회를 열었다. 동상면 주민자치발전위원회는 주민들을 위한 제대로 된 공청회 없이 농어촌공사가 설치를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농어촌공사가 태양광발전소 건립을 추진하는데 주민들의 반발이 거센 이유는 결국 발전소 건립 과정에서 주민들이 배제됐다는 데 있다는 지적이다. 주민 수용성 문제가 가장 관건이라는 것이다.

 발전소 인근의 주민들과의 상생을 위해 개발 이익 일부를 마을과 공유하고, 지역주민들의 직접 투자 참여를 통한 이익을 공유하는 방식 등으로 ‘주민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 관계자는 “우리보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정책을 먼저 시작한 독일과 덴마크 등의 사례를 보면 다양한 주민참여형 사업 모델을 통해 주민들의 수용성 문제를 해소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적은 출자금으로 누구나 협동조합에 가입해 참여할 수 있고 재정 투자뿐만 아니라 설치 장소 결정, 환경단체 설득 등 원활한 사업추진에 필요한 다양한 활동들에 앞장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남에서 10개 신재생에너지주민협동조합 구성과 최근에는 충남에도 주민협동조합 구성을 컨설팅한 전남·충남NRE는 발전소 운영을 위한 특수목적법인에서 협동조합 비율을 40%까지 끌어올렸다. ‘주민참여’를 넘어 ‘주민주도’라는 것이 NRE 측의 설명이다.

 NRE는 이를 통해 최근 40MW 규모의 진도 보전호 수상태양광 발전허가 신청을 위해 인근 거제와 갈두 마을 주민의 협동조합 가입을 받은 결과 108가구 가운데 98가구가 참여함으로써 90.7%의 조합원 가입률을 달성했다.

 전남·충남NRE 김준태 대표는 “주민 수용성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이다. 토지매입 등 발전 사업의 모든 단계에서 주민들과 수십, 수백차례의 소통의 시간이 필요하다.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많이 듣고, 무엇을 걱정하며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내고 상생 방안을 함께 모색한다면 진정한 주민참여형 발전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주민들에게 사업의 진정성을 충분히 설명하고 최대한 협동조합에 가입시켜도 반대 여론은 사라지기 어렵다”며 “그럼에도 끝까지 주민과 함께 소통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형주 기자 jedirus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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