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일베 여친 불법촬영’으로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서버를 압수수색한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 위반 혐의로 일베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20일 신청했다.
경찰은 “해당 게시글의 게재를 방조한 혐의가 드러나면 운영자도 수사할 것”이라며 “불법촬영물이나 음란물 유포의 방조 혐의도 적용 가능해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8일 일베 사이트에는 이른바 ‘여친 인증’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대부분 여성의 은밀한 모습과 함께 사진 속 인물을 자신의 여자친구라고 주장하는 내용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경찰은 일베 여친, 전 여친 몰카사건을 철저히 수사해서 범죄자들 처벌하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하루 새 12만여 명이 서명했다.
이와 관련해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는 자신을 일베 여친 인증 피해자라고 밝힌 A씨가 나와 본인의 심경을 털어놨다. A씨는 “‘불법 촬영’ 검색어를 보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일베 사이트에) 들어갔다가 발견했다. 진짜 놀랐고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진은 5년 전 쯤 사귄 남자친구가 찍었던 것으로 노출은 없지만, 얼굴 일부가 드러나 지인들은 다 알아볼 정도”라면서 “일베 회원들이 ‘가렸는데도 어디가 부족하다’는 식의 댓글을 남겼다”고 밝혔다.
A씨는 “처음에는 경찰서에 신고했다. ‘이런 사이트에 내 사진이 올라와 있다. 이걸 어떻게 내려야 하냐, 좀 지워달라’ 이런 식으로 요청했는데 경찰에서는 ‘해 줄 수 없다. 직접 지워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A씨는 또 “강하게 처벌을 해야 다음에 이렇게 안 올리게 될 것 같은데 일베 게시판 보면 이제 압수 수색한다고 해도 ‘이렇게 대답하면 자기는 빠져나갔다’ 이런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며 “무혐의를 받는 방법이 공유되다 보니 아직도 (인증 사진이) 많이 올라오고 있는 것 같다”고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