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용균씨의 마지막 동선이 담긴 태안화력발전소 내부 CCTV 영상이 공개됐다.
20일 SBS가 공개한 영상에는 지난 10일 밤 홀로 손전등에 의지해 태안화력발전소 9호기 환승 타워 안에서 일하고 있는 김씨의 모습이 담겼다.
안전모와 마스크를 쓴 김씨는 헤드 랜턴도 없이 작은 손전등에 의지한 채 덮개를 열고 벨트를 점검했다. 영상에는 컨베이어 벨트 안쪽에 손을 넣고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은 뒤 이를 상급자에게 전송했던 장면도 담겨있다. 김씨는 위험을 무릎쓰고 벨트 안쪽에 직접 손과 머리를 넣고 살펴보기도 했다. CCTV에 담긴 김씨의 생전모습은 오후 10시36분까지였다.
CCTV 영상을 본 김씨의 어머니는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그 긴 시간 그렇게 많은 양의 일을 했다는 것이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밤에 혼자서 아무도 지켜줄 수 없는 환경에서 일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이 위험하게 머리를 집어넣고 일해야 하는 걸 봤을 때는 정말 아찔했다”며 “우리 아들이 일 하는 걸 처음 봤다. ‘일 하면서 얼마나 무서웠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탄했다.
김씨 어머니는 또 “위에다가 (작업환경을) 좀 밝게 해달라고 요청을 했는데 ‘자기들 일이 아닌 너네들 일이니 우리는 모르겠다.’ 그렇게 이야기를 했다고 하더라”며 “그렇게 인간 취급 못 받고 아들이 죽었다”고 밝혔다.
앞서 김씨는 지난 11일 새벽 서부발전 태안 화력 9·10호기에서 운송설비점검을 하던 중 석탄운송용 컨베이어벨트에 끼는 사고를 당해 숨졌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