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포공항에서 공항 직원과 실랑이를 벌이다 ‘공항 갑질’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김 의원은 지난 20일 밤 9시쯤 김포공항 국내선 출발장에서 경남 김해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줄을 서 있었습니다. 보안 검색을 받던 김 의원은 자신의 휴대전화 케이스에 넣어둔 신분증을 보여 달라는 공항 보안요원의 요구에 반발했습니다. 보안요원이 작성한 진술서에 따르면 김 의원은 “이 XX들 똑바로 근무 안 서네” “너희들이 뭐 대단하다고 갑질을 하냐” “고객에게 갑질하는 거냐”는 등의 욕설과 막말을 일삼았습니다. 또 보안요원의 얼굴과 상반신이 나오도록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기도 했죠. 당시 김 의원은 “지금까지 한 번도 (신분증을) 꺼낸 적이 없다”면서 “내가 국토위 국회의원인데 그런 규정이 어디 있다는 것인지 찾아오라”고 언성을 높였다고 합니다. 국회의원 신분인 본인에게 신분증을 요구한 것이 꽤나 불편했던 모양입니다.
여기, 최근 논란을 일으킨 또 다른 의원이 있습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입니다. 민 의원은 지역 주민에게 인사를 건네다 돌아서서 침을 뱉은 사실이 알려져 비난을 받았습니다. 지난 20일 민 의원의 지역구 인천 송도 ‘맘카페’에는 ‘민 의원에게 봉변을 당했다’는 게시글이 올라왔습니다. 작성자는 “밤늦은 시각 버스정류장에서 민 의원이 다가와 ‘잘 지내시느냐’고 했지만 답하지 않았고, 재차 묻길래 ‘이번 정부에서는 잘 지낸다’고 했더니 민 의원이 고개를 돌려 침을 뱉었다”고 말했습니다. 작성자는 당시 너무 모욕적이고 무서웠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해당 글은 조회수가 6000건을 넘어서고 댓글이 200여 개 넘게 달릴 정도로 지역 주민들의 분노를 샀습니다.
국회의원이 아들뻘 공항 직원에게 갑질을 했다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지역민을 조롱하는 행위 역시 용납될 수 없습니다. 더 황당한 것은 이들의 변명입니다. 김 의원은 “욕설은 명백한 거짓”이라고 주장해 보안 요원의 반박을 받아야 했고요, 민 의원은 “쌀쌀한 날씨에 비염 때문에 돌아서서 침을 뱉은 건 맞지만 주민을 모욕할 의도는 없었다”고 말해 더 큰 비판을 받았습니다. 진부하다 못해 구차하기까지 한 두 국회의원의 행동에 실소가 나올 지경입니다.
국민에 봉사해야 하는 국회의원들이 갑질을 일삼고 있습니다. 비단 김 의원과 민 의원뿐일까요. 우리는 그동안 비뚤어진 특권 의식이 투영된 그들의 행동을 수없이 봐야 했습니다. 기본 소양도 없는 국회의원들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겨도 되는 걸까요. 답 없는 질문의 메아리는 오늘도 길어집니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