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대사수술은 병적인 고도비만과 마른 당뇨 환자를 치료하는 최신 의료술이다. 루와이위우회술, 조절형위밴드삽입술, 위소매절제술 등 여러가지 수술법이 고안돼 시행되고 있는데, 최근 들어 가장 인기 있는 수술법은 어느 방법일까.
국내 대학병원과 전문병원에서 이뤄진 비만대사수술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여러 비만대사수술 방법 중 '위소매절제술(Sleeve Gastrectomy)'이 요즘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중앙대학교병원 위장관외과 김종원(사진) 교수 연구팀은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회원들과 함께 공동으로 2014~2017년, 4년간 국내 비민대사수술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비만대사수술 전국 조사 결과 보고'(2014-2017 Nationwide Bariatric and Metabolic Surgery Report in Korea)란 제목으로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지(JMBS)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에서 조시기간 중 국내 병원에서 시행된 비만대사수술 실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2014년에는 조절형위밴드삽입술, 2017년에는 위소매절제술이 가장 많이 시술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기간 중 이뤄진 수술건수는 총 2543건으로, 2014년 913례에서 2015년 550례, 2016년 550례, 2017년 531례 순으로 줄었다.
특히 조절형위밴드삽입술(AGB; Adjustable Gastric Banding)의 점유율이 2014년 58%에서 2017년 16.6%로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위소매절제술(SG; Sleeve Gastrectomy)은 2014년 18.9%에서 2017년 56.3%로 급증했다.
김종원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도 세계적 추세와 같이 위소매절제술 시행 건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라며 "2014년 국내 유명가수가 조절형위밴드삽입술 후 후유증과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한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면서 시술건수 감소는 물론 수술방법 선택에도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위밴드삽입술은 위의 윗부분을 밴드로 조여 위의 크기를 줄여주는 수술로, 수술이 간단하지만 수술 후 시간이 지나면서 밴드가 미끄러져서 문제를 일으키거나 위벽을 파고들어가는 미란이 발생하는 등 합병증으로 인해 밴드를 제거하는 재수술을 받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위소매절제술은 D자형의 위의 대만곡을 소매형태로 절제해 I자형으로 만들어 음식 섭취량을 제한하면서, 식사량과 식욕에 영향을 주는 호르몬 분비를 줄여 체중 감량을 유도하는 수술이다. 따라서 수술 과정 자체는 위밴드삽입술에 비해 복잡하지만 루와이위우회술에 비해서는 간단한 편이다. 장기적으로 합병증 발생 위험이 적어 안전하며 효과도 루와이위우회술과 견줄 정도로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교수는 "위소매절제술은 위밴드삽입술과 같은 단순한 섭취 제한 수술이 아니라 호르몬의 변화를 일으키는 대사수술의 효과도 있다"며, "위소매절제술을 시행할 경우 위의 기저부에서 분비되는 식탐호르몬(Ghrelin) 농도를 낮추고 이로 인해 수술 후 식욕의 감퇴와 조기 포만감으로 체중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위 기저부가 없어서 위의 수용성 이완 기능이 사라짐에 따라 고형 음식물에 대한 위 배출 시간이 빨라져 이로 인해 음식물이 빨리 회장 말단부에 도달하게 되어 당뇨의 치유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기수 기자 elgi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