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을 앞두고 외국인 이주노동자 등에 대한 인권 보장을 촉구하는 행사가 17일 잇따라 열렸다.
이주노동자 노동조합은 이날 오후 1시 30분경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이주노동자 증언대회’를 열고 이주노동자를 향한 한국 정부와 사업주들의 차별 행위를 비판했다.
네팔 출신 우다야 라이 노조위원장은 “한국에 있는 이주노동자들은 인종과 국적,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차별받고 있다”며 “한국 정부는 이주노동자의 기본권이 아니라 한국인 사업주의 권리만 보장한다”고 투쟁을 독려했다.
같은 날 오후 2시 30분경에는 보신각 앞에서 시민단체 난민인권네트워크와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2019 세계인종 차별철폐의 날 공동행동’을 진행했다.
이날 개회사는 지난해 청와대 국민 청원과 시위 등에 힘입어 난민으로 인정받은 이란 출신 난민 김민혁(16·한국 활동명) 군이 맡았다.
김 군은 “대한민국 정부의 역사적 정통성이 임시정부에 있고 임시정부는 중국으로 망명한 사람들이 만든 난민 정부였다는 역사적 부채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이주민 등 참가자 300여명은 ‘인종차별 혐오 아웃’, ‘인간사냥 단속중단’, ‘차별금지법 제정’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또 지난 15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사원에서 발생한 총격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반면, 난민 반대 단체인 난민대책 국민행동은 ‘세계인종 차별철폐의 날 공동행동’이 열린 보신각 맞은편 종각역 3번 출구 앞에서 불법체류자 추방과 차별금지법 폐지를 요구하는 맞불 집회를 열었다.
한편,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은 1960년 3월 21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인종차별정책에 반대하며 평화적 집회를 벌이다 경찰의 발포로 시민 69명이 숨진 사건에서 유래, 유엔은 1966년 이날을 공식 기념일로 선포했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