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 아래 기사는 ‘어벤져스 : 엔드게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원하지 않는 분은 영화 감상 후 기사를 읽기 바랍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감독 안토니 루소, 조 루소)이 개봉 4시간30분만에 100만 관객을 기록했다. 이쯤 되면 국민영화다. 11년 동안 22편의 영화로 영웅들의 서사를 각각 쌓아올린 만큼, ‘엔드게임’은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하지만 ‘엔드게임’에서 풀리지 않은 의문도 여전히 존재한다. 예를 들면 스티브 로저스(크리스 에반스)와 함께하게 된 페기 카터(헤일리 앳웰)는 분명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2014)에서 “나는 내 삶을 살았다”고 말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드라마 ‘에이전트 카터’ 또한 제작됐다. 그러나 ‘엔드게임’ 결말의 스티브 로저스는 페기와의 행복한 인생을 보내고 돌아온다. 그럼 페기의 인생은 스티브 로저스와 함께한 인생인가? 그렇다면 늙은 페기는 스티브를 보고 놀라야 하지 않을까?
혹은 영화 후반의 사라진 로키(톰 히들스턴)의 행방은 어디로 향했는가?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장례식은 치러졌으나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의 장례는 왜 치러지지 않았는가? 영화를 본 팬들은 제각각의 포인트에서 열렬히 토론 중이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설정은 무궁무진한데다 코믹스에서만 풀린 설정도, 드라마에서만 볼 수 있는 요소도 많다. 그 중에서도 주요하게 의문이 갈리는 내용에 관해 다양한 설정을 동원해 이른바 ‘행복회로’를 돌려봤다.
#. 페기의 남편은 누구?
캡틴 아메리카는 마지막에 늙은 채로 돌아와 “살아보지 못했던 삶을 살았다”며 페기와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았음을 암시한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에서 페기는 증언 프로그램을 통해 “스티브 로저스가 히드라 봉쇄선을 무너뜨리고 구한 1000명의 사람 중 내 남편도 있었다”고 말한다. “평행세계는 없다”던 마블 측의 선언을 생각하면, 페기와 스티브 로저스의 말이 상충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자. 페기는 남편이 누구인지는 말하지 않았다. 스티브 로저스와 데이트를 약속했던 페기 카터는, 스티브 로저스와 꼭 닮은 남편을 만났을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소울 스톤을 돌려놓기 위한 시간 여행에서, 스티브는 자신이 아닌 척 하며 페기와 인생을 보냈을지도 모른다는 조악한 추측이 가능하다.
# 로키의 행방은 어디로?
영화 중후반에서 아이언맨은 앤트맨(폴 러드)와의 협업에 실패해 테서랙트를 로키의 손에 쥐여주고 만다. 로키는 테서랙트를 쥐자마자 재빠르게 도망쳐 사라진 후, ‘엔드게임’내내 나타나지 않는다. 로키는 어디로 갔을까.
이는 지난해 11월 발표된 로키 드라마에서 다뤄질 것으로 추측된다. 마블을 인수한 디즈니 측은 디즈니 사의 스트리밍 사이트 오리지널 드라마 중 하나로 로키에 대한 드라마를 제작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팬들은 ‘엔드게임’에서 사라진 로키가 드라마에서 테서랙트를 가지고 활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나타샤는 정말로 죽었을까?
블랙 위도우, 즉 나타샤는 ‘엔드게임’에서 소울 스톤을 얻기 위해 스스로의 목숨을 희생한다. “soul to soul"이라는 대사처럼, 소울 스톤은 하나의 영혼과 맞바꾸어 나타나기 때문이다. 보로미르에서 추락한 나타샤의 모습까지 비춰주며 ‘엔드게임’에서는 나타샤의 죽음을 확고히 한다.
하지만 팬들은 “나타샤가 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희망을 품고 있다. 아이언맨의 장례식은 치러진 반면 똑같이 싸움에서 희생된 나타샤의 장례식은 없다는 것이 그 근거다. 마블 팬들은 “캡틴 아메리카가 소울 스톤을 돌려주면 나타샤의 영혼도 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눈물겨운(?) 팬심을 드러냈다. 향후 ‘블랙 위도우’ 솔로 무비의 론칭이 예정되어 있다는 것도 한몫한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