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부활한 금감원 종합검사에 전 금융권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증권업권에서도 KB증권 등 대형사 3곳이 종합검사 대상에 오르며 금감원의 사정의 칼날을 피해 가지 못했다. 하지만 타 업권에 비해선 대체로 평온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받아왔던 부문검사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란 예상에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달 중 KB증권에 대한 종합검사에 들어간다. 하반기에는 신한금융투자와 유진투자증권에 대한 종합검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증권업계는 이같은 금감원의 종합검사 계획을 두고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 4년 동안 금감원의 종합검사만 없었을 뿐, 부문검사는 수시로 있었다”며 “문제가 있을 때마다 점검받았기 때문에, 사실상 업무 부담이 더 크다는 것을 제외하면 큰 차이가 없다”고 평했다.
실제 금감원은 유령주식 사태(삼성증권), H지수폭락(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특정 이슈가 있을 때마다 해당 증권사에 대한 부문검사를 실시한 후, 제재와 시정조치 등을 부과해 왔다. 종합검사와 차이가 있다면 금감원 검사 인력 구성 등이다.
금감원은 지금까지 10명 이내의 인력이 특정 사안에 대해 검사해 왔다. 반면 이번 종합검사는 20~30명의 검사 인력이 특정 금융회사에 투입돼 경영상태 및 법규 위반 소지 등에 대해 조사하는 방식이다. 약 한 달 동안 회사의 모든 영역을 점검한다.
이에 따라 검사 강도가 높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돼 왔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검사 강도도 예상보다 높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공식적으로는 이번에 부활했지만, 몇몇 증권사는 지난해에 종합검사를 먼저 거쳤다”며 “시범 시행한 이후 말이 많았다. 그래서 이번 종합검사는 보는 눈을 의식해 저인망식 조사를 하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의견”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이 이번 종합검사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는 모습도 증권가의 예상에 힘을 싣고 있다. 금감원 금융투자국 관계자는 “규정에 따라서 처리하는 것”이라며 “옛날과 비교해서 강도 차이가 있거나 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위반 사항이 많이 나오면 강도가 센 것처럼 보일 수 있을 거다. 그러나 그건 그만큼 잘못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윤석현 금감원장도 지난 3월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 보고에서 “과거의 종합검사는 저인망식으로 진행된다는 지적으로 인해 폐지했던 것으로 안다”며 “금융위원회와 조율하고 금융회사의 의견을 받아서 제도를 보완해서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금감원은 이번 종합검사에서 ▲잠재 리스크 관리의 적정성 ▲투자자 이익침해 불건전영업행위 ▲내부통제 취약부문 점검 ▲자본시장의 공정질서 저해행위 ▲자본시장 인프라기능의 적정성 등을 집중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파생상품 판매와 부동산금융 부분도 종합검사 대상에 포함됐다.
한편 증권사 이외 종합검사 대상 금융사는 KB금융, KB은행, 한화생명 등이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