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 이번엔 바지 벗기기… 위상 바닥 치는 쇼트트랙

[옐로카드] 이번엔 바지 벗기기… 위상 바닥 치는 쇼트트랙

이번엔 바지 벗기기… 위상 바닥 치는 쇼트트랙

기사승인 2019-06-25 17:09:36

바람 잘 날이 없다. 또 쇼트트랙이다. 

대한체육회는 25일 “쇼트트랙 남녀 대표팀 14명 전원에 1개월 퇴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퇴촌 사유는 남자 선수들 사이 성희롱이다.

지난 17일 산악 훈련 도중 남자 대표팀 임효준은 다른 선수들도 보는 가운데 황대헌의 바지를 내렸다. 여자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던 상황에서 모멸감을 느낀 황대헌은 선배인 임효준에게 성희롱을 당했다며 이를 감독에게 알렸고, 감독은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보고했다. 

신치용 선수촌장은 쇼트트랙 대표팀의 기강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해 쇼트트랙 선수단 전원을 한 달간 퇴촌시켰다. 퇴촌당한 선수들은 소속팀에서 훈련을 이어갈 예정이다.

최근 쇼트트랙계에 많은 사건이 일었음에도 선수들이 아직도 안일하게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는 인상이 짙다.

지난 1월 쇼트트랙 국가대표 조재범 전 코치가 수년간 국가대표 심석희를 상습 폭행한 것도 모자라 성폭행까지 저지른 사실이 알려져 큰 파장이 일었다. 조 전 코치는 지난 상습상해 혐의로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지난 4일에는 성폭행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지난 2월에는 쇼트트랙 대표팀 남자 선수 김건우가 남자 선수들이 출입할 수 없는 여자 숙소를 무단으로 출입했다가 적발돼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김건우는 선수촌에서 퇴촌됐으며 김건우의 출입을 도운 김예진은 견책 처분을 받았다. 

반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또 다시 선수들이 대회 준비를 위해 조용히 훈련해도 모자를 판에 화를 일으켰다.

빙상연맹의 솜방망이 처벌 역시 이번 사건을 불러일으킨 주 원인이다.

2004년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주축 선수 6명은 코치진의 심각한 구타와 폭언에 시달리다 태릉선수촌을 집단 이탈했다2005년엔 코치진 선임에 반발한 남자 대표선수들이 태릉선수촌 입촌을 집단으로 거부해 논란이 됐다. 그러나 문제를 일으킨 코치 대부분은 가벼운 처벌을 받고 빙상계로 복귀했다.

여자 숙소를 무단 침입했던 김건우는 2015년 고등학생 신분으로 선수촌에서 외박을 나와 음주 추태도 부렸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음주 사건으로 징계 절차가 진행되던 시기에 인터넷 불법 도박까지 저질렀다. 그럼에도 김건우는 선수 생황을 문제 없이 이어갔다.

갖은 문제에도 이제껏 강력한 처벌이 없다보니 개선이 없는 것이다. 많은 사건·사고 이후의 대처는 한결같았다. 솜방망이 처벌과 함께 형식적인 사과만 반복됐다. 오는 7월 빙상연맹은 스포츠 공정위원회를 열고 임효준에 대한 징계를 결정할 예정이지만 경징계로 처리될 것이라는 예상이 짙다.

이제껏 많은 문제들을 연달아 반복하며 이미지가 실추된 쇼트트랙이다. 대표적인 효자종목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쇼트트랙이지만 이제는 비리와 적폐, 골칫거리와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로 얼룩졌다. 더 늦기 전에 강력한 처벌로 문제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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