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경찰관 파면하라” 靑 청원…지지부진 수사에 비판 고조

“제주 경찰관 파면하라” 靑 청원…지지부진 수사에 비판 고조

기사승인 2019-06-27 15:28:21

‘제주 전 남편 살해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피해자 시신은 아직도 수습되지 않았다. 수사가 지지부진 하자 일각에서는 초동조처에 미흡했던 제주 경찰관을 파면하라는 등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날 ‘제주동부경철서장과 담당 경찰관의 징계 및 파면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담당 경찰은 범죄 현장을 보존하려는 수사의 기본도 지키지 않았다. 또 피의자가 범행 당일 시신으로 유추할 수 있는 쓰레기봉투를 유기하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확인했으나 유가족에게조차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 남동생 분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CCTV 영상을 찾지 않고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리지 않았다면 사건을 묻히고 말았을 것”이라며 담당 경찰의 파면을 요구했다.

해당 청원은 이날 오후 2시15분 기준 1만2795명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수사에 관한 질타는 제주동부경찰서 홈페이지에서도 이어진다. 제주동부경찰서 홈페이지 ‘칭찬 한마디’ 게시판에는 경찰 부실수사에 대한 비판이 빗발치고 있다. “남편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그것도 모자라 시신 훼손 후, 찾지도 못하도록 한 고유정 인권을 얼마나 생각하시는지 눈물이 난다. 관대함이 부처님 예수님보다 넓다” “고유정 관련 폴리스 라인을 치지 않아서 주민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지 않은 점 칭찬한다. 현장검증을 하지 않아 고유정이 야만적인 조리돌림을 당하지 않도록 한 점 정말 칭찬한다” 등의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26일 피의자 고유정(36·구속)이 범죄 현장 인근 클린하우스에 쓰레기봉투 4개를 버리는 CCTV 영상을 공개했다. 그러나 해당 영상은 유족들이 고씨의 범행 동선을 경찰에 확인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검증을 진행하지 않는다는 비판에 대해 경찰은 ‘현대판 조리돌림 우려’라는 해명을 내놨다. 경찰 내부 통신망 ‘폴넷’에 게재된 글에 따르면 제주동부경찰서 박기남 서장은 “피의자가 범행 동기를 허위 진술로 일관하고 있었고 범죄 입증에 필요한 DNA, CCTV 영상 등 충분한 증거가 확보된 상태에서 현장검증을 하면 고씨가 야만적인 현대판 조리돌림을 당할 수 있다”면서 현장검증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도 국민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조림돌림이란 육체적 체벌은 없지만 해당 죄인의 죄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서 죄인에게 수치심을 주는 행위를 말한다.

제주 전 남편 살해사건은 지난달 25일 도마 위에 올랐다. 피의자 고유정(36·구속)은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모(36)씨를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까지도 강씨의 시신은 발견되지 않은 상태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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