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vs“비상식적 행동”…격화하는 韓日 갈등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vs“비상식적 행동”…격화하는 韓日 갈등

기사승인 2019-07-02 06:15:00

일본 정부가 반도체 제조 핵심 소재 등을 포함한 한국 수출 규제 방안을 발표했다.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을 두고 한일이 갈등을 빚어온 가운데, 양국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1일 “한국 수출관리 규정을 개정해 스마트폰 및 TV에 사용되는 반도체 등의 제조 과정에 필요한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조치를 단행하게 된 배경에 대해 경제산업성은 “(양국 간) 신뢰관계가 현저히 훼손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산케이신문, 교도통신 등 일본 현지 매체들은 한국에 대한 제재 소식을 전하며 강제동원 배상 소송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 조치’라고 판단했다.

수출 규제 품목은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 기판 제작에 쓰이는 감광제 리지스트 반도체 세정에 사용되는 에칭가스(고순도불화수소) 등 세 가지다. 오는 4일부터 일본 정부는 한국을 우대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규제할 방침이다.

갑작스러운 경제 제재 조치에 우리 정부는 당혹감을 드러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일본에서 무역 보복 조치와 관련해 어떤 문서나 구두로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사실이라면 국제 통상 상식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으로의 수출제한 조치는 WTO협정상 금지된 조치라며, WTO협정을 비롯한 국제법 합치성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국제법과 국내법에 따라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교 전문가는 위태로웠던 한일 관계가 더 악화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외교적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이 경제적 제재 카드를 꺼내들었다”면서 “이에 우리도 경제적 조치로 맞대응 해야 하지만 마땅한 방법이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정부가 일본의 경제적 제재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는 판결까지 수년의 기간이 필요하다”며 “갈등을 해결하는데까지 장시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앞서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판결을 두고 한일 양국은 치열한 공방을 벌여왔다. 지난해 10월30일 한국 대법원은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이본 기업이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한일청구권 협정은 한국 정부가 책임지고 한국 국민에게 보상과 배상을 한다는 결정이었다. 일본 정부는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인을 보상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정부에 합당한 경제협력을 했다”며 배상할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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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k503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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