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비행기 자린 싫지만 여행은 가고싶어

좁은 비행기 자린 싫지만 여행은 가고싶어

기사승인 2019-07-03 00:03:00

#“이제 승객여러분께서는 화장실에 다녀오셔도 됩니다.” 

비행기가 안정궤도에 오르자 기내 방송이 울렸다. 인천 국제공항에서 목적지까지의 거리는 9000여킬로미터. 직항으로도 장장 12시간이 소요되는 퍽 긴 여행이었다. 저마다 목베개를 두르거나 츄리닝에 맨발로 장시간의 비행에 대비하는 모양새였다. '뭘 저렇게 유난이냐'며 비웃음도 잠시 쑤시기 시작한 엉덩이와 허리에 기자는 점차 정신이 아득해져갔다. 

넓은 일등석을 고르자면 안성맞춤이었겠지만,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기자를 포함한 승객 하나, 둘씩 화장실 옆 좁은 공간에서 기지개를 펴며 결리는 몸을 풀어주고 있었다. 잠깐 눈을 붙였다 일어나보니 아뿔싸, 아직도 목적지까진 수 시간이 남아있었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가까워지면서 기자처럼 해외로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설레는 여행을 위해 거쳐야 할 가장 고된 관문은 바로 기내에서 어떻게 버티느냐 일 것이다. 다리를 쭉 펼수 있는 일등석을 제외하면 대다수 비좁은 이코노미 좌석에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밥을 먹고, 쪽잠을 자며 고된 시간을 버틴다. 그렇게 도착해도 첫 날은 비행으로 쌓인 피로에 꼼짝하지 못하고 침대로 직행하는 것을 한 번씩은 경험해봤을 것이다. 

‘이코노미 신드롬’이라는 말이 있다. 기내에서 오래 앉아 있다 보니 혈액 순환이 원활치 못해 피가 하체에 고여 다리가 붓게 된다. 심할 경우 고인 피가 굳어 혈전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 특히 일반석은 항공사별로 일부 차이가 있다해도 한명이 지나가기 어려운 간격인터라 움직임에 제약을 받기 마련이다. 때문에 혈액 순환을 위해서라 장시간 비행 시에는 의무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가벼운 맨손 체조로 몸을 풀어줄 필요가 있다.  

여행은 충분히 쉰 상태에서 떠나는 것도 좋지만 약간의 피로를 느끼는 상태에서 떠나는 것도 때로는 도움이 된다. 근육피로를 느끼는 상태가 비행 시 장시간 의자에 않아 쉴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여행을 떠나기 12시간 전부터는 가급적 육류나 튀긴 음식과 같은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피하고 과일, 야채, 콩, 생선, 빵 등과 치즈나 계란 등도 조금씩 먹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굶은 상태로 여행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충분한 수분 섭취도 필수다. 기내는 건조해져 두통과 가벼운 변비증상이 생길 수 있다. 물을 많이 마시면 두통이나 변비 증상을 예방할 수 있다. 물론 화장실을 자주가게 돼 번거로울 수 있지만, 기내에서 자주 일어나 걸게 되는 기회를 갖게 된다.  

무료한 비행시간 동안 술이나 간식으로 시간을 때우는 이들도 적지 않다. 문제는 활동이 제약된 기내라는 특수 환경으로 인해 위장의 움직임도 제한을 받는다는 점이다. 여기에 기내의 낮은 기압도 소화 작용에 영향을 끼친다. 만약 알코올이나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를 반복적으로 섭취하게 되면 소화불량을 유발해 여행길이 더욱 피곤해지게 된다. 이를 예방하려면 평소 식사량보다 적은 음식을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술과 커피도 가급적 멀리하는 것이 좋다. 정 마시고 싶다면 약한 포도주 한잔 정도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밖에도 비행기 소음에 괴로움을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러려면 뒷좌석보단 앞좌석에 앉는 것이 좋다. 뒷좌석이 비행기 소음이 덜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심신을 차분하게 유도하는 조용한 음악을 들으면서 비행기 소음을 이기는 방법도 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김양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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