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붉은 수돗물 사고가 터진 날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공무원 19명이 해외연수 중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모두 30년 이상 근무한 상수도 업무 관련 베테랑들로 대부분 부부동반 등 가족동반이다.
9일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 5월 30일 공촌정수장에서 수계전환을 할 당시 해외연수에 참여한 인천 상수도본부 직원은 2개팀 19명이다.
상수도본부 직원으로만 이뤄진 1개팀 17명은 지난 5월 21부터 31일까지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등지에서 해외연수를 진행했다.
이들 중에는 상수도본부 사무관 4명과 붉은 수돗물 사고가 일어난 공촌정수사업소 소속 공무원 2명도 포함돼 있다.
이들이 귀국 후 제출한 연수결과 보고서는 연수개요, 참석자명단, 연수일정, 사진 몇 장이 담긴 A4용지 4장짜리가 전부였다.
다른 팀장급 2명은 인천시 본청 소속 11명과 함께 미국과 캐나다 등지에서 5월 22일부터 지난달 1일까지 9박 10일 일정의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인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이들의 해외연수는 당초 계획된 것으로 귀국하기 전 붉은 수돗물 사태가 터졌기 때문에 해외연수를 취소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인천 상수도본부는 붉은 수돗물 사태 이후 예정된 나머지 10명의 장기근속 모범공무원 해외연수를 모두 취소했다.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는 지난 5월 30일 인천 공촌정수사업소에서 안일하게 수계전환을 하면서 발생했고 이후 서구·영종·강화 지역 수만 명이 적수 피해로 고통을 겪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5일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와 관련해 수질 정상화를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최근 서구 지역 수돗물에서 흙냄새와 곰팡이냄새 등 수돗물에서 비린내가 난다는 주민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지난 4일 서구의 한 초등학교 수돗물에서 발암성 물질인 총트리할로메탄이 기준치를 초과한 검사결과까지 나오자 주민들은 정상화 발표를 믿을 수 없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인천=이현준 기자 chungsongha@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