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반도체 소재 통상보복에 대한 정부 책임론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1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전체회의에서 여당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을 질타했다. 반면 야당은 정부의 준비와 대책이 매우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말 분통이 터진다”며 “삼성전자와 같은 반도체 회사가 오히려 일본 업계를 1위로 띄워 올리는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우리나라 (소재·장비)기업에는 거의 지원을 안 한다. 완전히 불공정하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성장함에도 국내 장비와 소재경쟁력이 낮은 이유는 반도체 업계가 매우 불공정한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국내에서 (소재·장비가)개발됐다 하더라도 대기업에서 써주지 않으면 안 된다”며 “기업들이 대단히 각성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기업 피해를 최소화에 만전을 기하고 부품·소재·장비 경쟁력 제고의 기회로 삼겠다”며 “정부는 일본의 조치에 대해 차분하지만 엄중히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야당은 일제히 정부가 준비도 미흡했고, 대책도 사실상 없다고 비판했다. 윤한홍 자유한국당(한국당) 의원은 “정부에서 말하는 WTO(세계무역기구) 제소는 항소하면 2~3년이 걸리기 때문에, 정부 대책은 정말 무대책이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문제가 발생했는데 2~3걸리는 WTO 제소와 부품 장비 국산화 개발을 말하는 것은 대책이 없으면서 마치 있는 것처럼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부품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연구개발(R&D)을 한다고 하는데 언제 그것을 하겠다는 것인가”라며 “아무런 실효성이 없다”고 꼬집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한일관계가 악화됐는데 이런 상황을 예상 못했느냐”는 이철규 한국당 의원의 질타에 정 차관은 “충분히 예상했다. 일일이 말하지는 못하지만 그간 기업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책을 수립해왔다”고 말했다.
“WTO 제소는 몇 년 걸리는데 그간 생태계가 완전히 바뀌고 회복이 불가능해진다. WTO 제소 말고 다른 대안이 있느냐”는 조배숙 민주평화당 의원의 질의에 정 차관은 “여러 대응 수단을 검토하고 있지만 공개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