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발표한 가운데, 규제가 본격화하면 한국의 산업경쟁력이 일본에 비해 열위인 항목이 많아 경제성장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8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간한 ‘한·일 주요 산업의 경쟁력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산업 중 일본 수입의존도가 90% 이상인 품목은 48개인 것으로 조사됐다. 총 수입액은 27어8000만 달러(약 3조3000억원)다.

이같은 결과는 유엔 국제무역통계 HS(무역거래상품 분류코드) 6단위 기준을 분석해 나타났다. HS(Harmonized System)코드는 국가 간 무역거래에서 상품에 부여하는 분류코드로 6번째 숫자까지는 모든 나라가 동일하고 7~10번째 숫자는 국가별로 세분화해 사용한다. 6단위 기준은 한국과 일본이 동일해 이 기준이 상품은 동일한 품목이라는 의미다.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무역상품의 품목 수는 4227개에 달한다. 광물성 생산품(10억9000만 달러), 화학공업 또는 연관공업 생산품(5억4000만 달러), 플라스틱·고무(5억1000만 달러) 등이다. 의존도 기준을 살펴보면 방직용 섬유 수입의존도(99.6%)가 가장 높았다. ‘화학공업 또는 연관공업 생산품’은 98.4%, ‘차량·항공기·선박과 수송기기 관련품’은 97.7% 등으로 조사됐다.

특정 분야에서는 일본 수입의존도가 절대적인 데다 산업경쟁력도 일본에 뒤쳐졌다. 현대경제연구원이 한·일 간 무역특화지수(TSI)를 분석한 결과 한국 산업은 중화학공업 전반에서 일본에 절대 열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TSI가 1이면 상대국에 대해 수출경쟁력이 압도적, -1이면 수입을 의존하고 있다는 의미다. 분석 결과 한국은 일본보다 화학산업과 플라스틱·고무·가죽 산업, 기계산업에서 절대 열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속산업과 전기·전자산업도 열위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산업은 모두 주요 산업의 소재·부품과 연관돼 있어 한국이 기초산업·중간재·생산설비 등 분야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한국에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산업이 많고, 일본 수입의존도가 높아 일본의 수출규제로 국내 산업이 위기에 빠지고 경제성장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동차 산업은 일본에 대한 경쟁력이 상당 기간 절대 열위에 있었으며 그 격차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산업의 일본 수출액은 지난 2000년 약 1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3000만 달러로 올랐다. 반면 일본 수입액은 같은 기간 4000만 달러에서 12억3000만 달러로 30배가량 증가했다.

일본에 대해 경쟁력이 뒤떨어지는 산업이 많은 만큼 일본 수출규제로 인해 국내 산업이 위기에 빠지고 경제성장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