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술자리를 가졌지만 기억도 안날 정도로 술에 취해 아찔한 순간을 당한다면 어떻게 될까.
실수든 아니든 자칫 의도치 않게 발생하는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
지난 27일 만취해 소위 필름이 끊긴 정모(34)씨도 위험한 경험을 했다.
그날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기억을 잃었는데 눈을 떠보니 링거를 꽂은 채 병원 침상 위에 누워 있었다.
황당한 정씨는 필름이 끊긴 사이 무슨일이 벌어졌는지 도저히 기억을 떠올릴 수 없었다.
사연은 이날 새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오전 3시 13분께 정씨는 전북 전주시 효자동의 한 길거리 화단에 만취 상태로 쓰러져 있었다.
시민들은 이런 정씨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하고 출동한 경찰은 화단에 쓰러진 정씨를 발견했지만, 이미 만취해 인사불성인 상태여서 귀가조치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어쩔 수 없이 경찰은 정씨를 순찰차 뒷좌석에 태우고 경찰서로 복귀 하던 중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음주운전 차량이 신호위반을 하고 순찰차를 들이받은 것.
이 사고로 순찰차에 타고 있던 경찰관 2명과 정씨는 병원으로 옮겨졌다.
충돌 당시 사고 충격으로 순찰차가 한바퀴 돌고 멈춰섰으며 이후 사고 조사와 119 구급대원 등이 출동하는 등 요란법석한 상황에서도 정씨는 눈을 뜨지 못했다.
결국 정씨는 119구급대원들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정씨는 아침이 돼서야 정신을 차렸고, 눈을 떠보니 팔에 링거를 꽂은 채 침상위에 누워있었다.
경찰로 부터 자초지종을 듣고 정 씨는 부끄러웠다.
정 씨는 "무절제하게 마신 술로 인해 개인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피해를 끼친것 같다"며 "기분 좋자고 마신술에 하마터면 큰일 날뻔 했다"고 가슴을 쓸어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민원을 처리한 전주완산경찰서 서부지구대는 주말만 되면 하루 평균 50건의 주취자 민원 처리를 하고 있다"며 "다행이 경찰관들도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이번 사건은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