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아동학대로 신고당하자 “CCTV 영상 저장장치를 분실했다”고 해명해 은폐 논란을 빚은 어린이집 원장에게 아동학대 혐의가 인정된다고 결론 내렸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관악구의 한 어린이집 원장 A씨를 아동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4월부터 한 달가량 자신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에 다니던 3세 아동을 상습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피해 아동과 어린이집 관계자의 진술을 종합 검토한 결과 A씨의 학대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경찰은 A씨가 CCTV를 의도적으로 폐기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A씨와 함께 고소된 어린이집 교사 B씨에 대해서는 아동학대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피해자 부모는 어린이집에서 자녀가 아동학대를 당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지난 5월 해당 어린이집을 관할 구청에 신고했다. 어린이집 측은 경찰에 “아동학대로 신고된 당일 CCTV가 고장 났다. 어린이집 출입문 밖에 고장 난 CCTV 영상 저장장치를 내놨더니 누군가 가져간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에 피해자 부모는 지난달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청원글을 올려 해당 어린이집이 학대 사실을 감추려고 의도적으로 CCTV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어린이집 압수수색과 A씨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 등으로 수사했지만 CCTV를 일부러 훼손한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A씨가 CCTV 영상 저장장치를 내놓았다가 분실했다는 어린이집 외부에도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관악구는 해당 어린이집이 영유아보육법상 CCTV 영상 보관 의무를 위반하고 CCTV 관리에 소홀했다며 과태료 75만원을 부과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