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수출규제 조치에 이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면서 국내에서도 대응을 위한 국산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최근 악재장 속에서도 수혜가 예상되는 국내 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수출규제 수혜 기업으로 꼽히는 곳들은 SK머티리얼즈와 후성, 동진쎄미켐, 솔브레인 등이다. 이들 업체는 지난달 4일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에 포함한 고순도 불화수소 관련 테마주로 묶였다. 또 배터리업계에 비상이 걸리면서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파우치필름 기술을 보유한 율촌화학과 BTL첨단소재도 수혜주로 꼽혀 주목을 받고 있다.
개인과 기관 투자자들은 이들 종목에 대해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최근 악재가 겹쳐 증시 충격이 이어지는 상황에도 주가 상승세를 유지하는 추세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폭락하며 주식시장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지난 5일에도 개인과 기관은 SK머티리얼즈를 각각 1만9983주, 4417주 사들였다. 이날에도 각각 8186주, 1217주를 매수했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본격화하기 직전인 지난 6월 말 14만원 선이던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17만5400원이다.
개인과 기관은 지난 2일부터 3일간 연일 후성에 대해서도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이날 하루에만 각각 40만6092주, 4만3379주를 사들였다. 지난 6월 말 6000원 선이던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8670원으로 뛰어올랐다. 이밖에 후성과 동진쎄미켐, 솔브레인, BTL첨단소재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케이피엠테크 등에도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이같은 투자 열기는 일본과의 경제갈등이 장기전 양상을 띠자 국내 업체의 수혜에 대한 기대감 상승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지원태세도 투자 기대감에 한몫하고 있다.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해 100대 핵심 전략품목을 1년에서 5년 이내로 국내에서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100대 핵심 품목은 업계와 전문가 검토를 거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자동차와 전기전자, 기계·금속, 기초화학 등 6대 분야에서 선정됐다. 소재·부품·장비 분야도 전면 지원할 방침이다.
전문가들도 수출규제 대응으로 국산화를 추진하는 기조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키움증권 곽지산 연구원은 “IT 소재 및 부품 국산화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이루어야 할 명제”라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과 TV 점유율은 각각 22%, 31%다. 국내 소재와 부품 경쟁력 확보 시 충분한 국내 고객 시장이 뒷받침된다. 국내 성과를 기반으로 해외 고객 확보도 용이하며 소재와 부품은 고용, 투자 등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2일 각의에서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수출무역 관리령 개정안을 처리했다. 개정안은 7일 공포되고, 이달 28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관리령 개정으로 식품과 목재를 제외한 거의 모든 품목의 한국 수출이 개별허가 대상으로 바뀐다.
지난달 4일에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포토레지스트·고순도 불화수소 등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해 수출규제 조치를 내렸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