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딸 ‘KT 취업 특혜’ 뇌물일까…재판부 판단 주목

김성태 딸 ‘KT 취업 특혜’ 뇌물일까…재판부 판단 주목

기사승인 2019-08-08 10:25:20

딸을 KT에 부정한 방법으로 입사시켰다는 의혹을 받는 김성태(61)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달 22일 뇌물수수죄로 기소됐다. 이에 ‘부정채용’을 뇌물로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이 주목된다. 사건에 연루된 이석채 전 KT 회장 역시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달 22일 서울남부지검이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 2011년 3월 서유열 전 KT홈고객부문 사장에게 딸의 이력서가 담긴 봉투를 건넸다. 그러면서 “딸이 체육 스포츠 학과를 나왔는데 KT 스포츠단에서 일할 수 있는지 알아봐 달라”며 취업을 청탁했다. 청탁을 받은 서 전 사장은 KT 스포츠단장에게 이력서를 전달했고, KT는 인력 파견업체에 파견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김 의원 딸을 취업시켰다고 검찰은 파악했다. 또 검찰은 계약 당시 급여도 비정규직 급여보다 올렸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검찰은 김 의원의 딸이 지난 2012년 KT 공개채용 서류 접수가 모두 마무리된 지 약 한 달 뒤에야 지원서를 접수한 사실도 파악했다. 당시 공개채용 서류접수 일정은 지난 2012년 9월 1∼17일이었으나 김 의원 딸이 지원서를 낸 것은 같은 해 10월 19일이다. 또 김 의원 딸은 지난 2012년 10월 15일 인사 담당 직원을 직접 만나 “서류전형과 인·적성검사는 이미 끝났는데, 인성검사는 꼭 봐야 한다”는 설명을 듣고 다음 날 인성검사를 뒤늦게 응시하는 특혜도 받았다. 김 의원 딸의 인성검사 결과는 불합격이었으나 KT가 합격으로 조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검찰은 김 의원 딸의 부정 채용이 이 전 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고 뇌물죄를 적용했다. 지난 2012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소속됐던 김 의원이 당시 이 전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에 반대해 준 대가로 이 전 회장이 김 의원 딸을 부정 채용했다는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당시 이 전 회장은 서 전 사장에게 “김성태 의원이 우리 KT를 위해 저렇게 열심히 돕고 있는데 딸이 정규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해보라”고 지시했다. 검찰은 이런 식으로 딸의 취업 기회를 제공받는 것을 ‘재산상 이득’으로 규정했다.

뇌물수수죄는 직무의 대가로 부당한 이익을 취득하는 행위를 말한다. 금품 또는 이익의 뇌물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성’ 여부다.

김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검찰의 공소장 내용과 관련해 “사장이라는 사람에게 딸의 이력서를 준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다만 김 의원은 “딸 아이가 KT 정규직으로 입사하는 과정에서 불공정한 절차가 진행된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하며 딸의 채용 과정에 특혜가 있었다는 점은 인정했다. 김 의원은 또 “이제 막 재판이 시작되려는 시점에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검찰의 여론몰이는 깊은 유감”이라며 검찰의 공소장 내용 일부가 공개된 것을 비판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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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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