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시청이 한국 국적의 절도 용의자 김모(64) 씨를 지난 19일 언론을 통해 공개, 전격 지명수배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교도통신은 경시청이 김씨의 얼굴 사진과 치료받던 병원에서 도주하는 모습 등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고 지명수배했다고 전했다. 일본 내 다른 신문, 방송 등 언론 매체들은 경시청의 공개를 근거로 김씨의 실명과 얼굴 사진을 그대로 보도했다.
일본 경찰이 흉악범이 아닌 단순 절도 용의자를 언론까지 동원해 지명수배한 것은 이례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일관계가 악화한 상황에서 혐한 감정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3일 오후 2시20분 도쿄 나카노(中野)구의 한 스시음식점에 들어가 계산대에 있던 현금 8만엔(약 80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후 달아나다가 계단에서 굴러 쇄골과 늑골을 다쳐 붙잡힌 김씨는 도쿄경찰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던 중 지난 18일 오전 감시원인 20대 경찰관을 따돌리고 도주했다.
김씨는 화장실에서 자신을 감시하던 경찰관에게 ‘좀 전에 커피를 마신 라운지에 메모장을 놓고 놨으니 가져와 달라’고 거짓말을 해 따돌렸다고 일본 언론은 보도했다. 또 김씨는 도주 직전까지 휠체어를 이용했지만, 보행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범 카메라 영상에는 김씨가 지난 18일 오전 6시45분 경찰병원 5층 화장실에 휠체어를 놔둔 채 빠져나와 비상계단을 이용해 정문으로 도주하는 장면이 찍혔다. 김씨는 병원을 나선 뒤 버스 편으로 JR 나카노역에 도착한 뒤 종적을 감췄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