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에서 행복하게 살라”던 조국, 본인은 현실판 ‘스카이캐슬’

“개천에서 행복하게 살라”던 조국, 본인은 현실판 ‘스카이캐슬’

기사승인 2019-08-22 06:00:00

조국(54)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가족을 둘러싼 의혹이 불거지며 과거 조 후보자가 남긴 발언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그가 SNS와 강연 등을 통해 공정사회와 정의를 강조했던 사실이 최근 의혹들과 대조되며 “앞과 뒤가 다른 ‘내로남불’의 전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 후보자는 지난 2012년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는 ‘개천에서 용 났다’ 류의 일화를 좋아하지만 모두가 용이 될 수 없으며 그럴 필요도 없다. 더 중요한 것은 용이 되어 구름 위로 날아오르지 않아도, 개천에서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는 글을 게시했다. 이어 그는 “하늘의 구름을 쳐다보며 출혈경쟁 하지 말자”며 “예쁘고 따듯한 개천을 만드는 데 힘을 쏟자”는 소신을 밝혔다. 

같은 해 조 후보자는 당시 사회적 논란이 됐던 논문 표절 문제에 대해 “직업적 학인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논문 수준은 다르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도 논문의 기본은 갖추어야 한다. 학계가 반성해야 한다”며 “지금 이 순간도 잠을 줄이며 한 자 한 자 논문을 쓰고 있는 대학원생들이 있다”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또 조 후보자는 지난 2017년 국정농단의 최순실의 딸인 정유라의 “돈도 실력이다”라는 발언에 대해 “이것이 바로 박근혜 정권의 철학이었다”며 특권의식을 지적하는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정의로운 사회와 정치적 올바름을 따르는 내용이 주를 이룬 조 후보자의 트위터는 젊은 세대의 공감을 얻으며 많은 인기를 끌어왔다. 그러나 최근 조 후보자의 가족을 둘러싼 의혹들이 연달아 불거지자 그간 남긴 트위터 글이 ‘부메랑’이 됐다.


조 후보자의 딸 조모(28)씨는 한영외고 유학반 재학 시절인 지난 2008년 충남 천안시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을 하면서 대한병리학회에 영어 논문을 제출하고 제1저자로 등재됐다. 또 조 후보자는 울산대 법학과 조교수 시절인 지난 1999년 10월부터 11월까지 부산에서 서울시 송파구의 한 아파트로 당시 8세였던 딸과 함께 주소를 옮겼다가 다시 부산으로 돌아왔다. 

이에 조 후보자에 대해 편법입학과 위장전입 의혹이 제기되며 “국민들은 개천에서 행복하게 살라면서 정작 자신의 자녀는 온갖 수단을 동원해 ‘용’으로 만들려 했다”는 비난이 나왔다.

조 후보자가 과거 서울대학교 학보에 정계에 입문한 교수 ‘폴리페서’를 비판하는 글을 게재한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그는 지난 2008년 자신의 모교인 서울대학교 학보 ‘대학신문’에 “교수가 출마를 선택한 경우 자신이 원래 몸담고 있던 대학에 누를 끼쳐서는 안 된다”며 “지역구건 비례대표건 국회의원 공천신청을 하는 순간부터는 교수는 대학에서 몸과 마음이 떠나 교수로서의 본연의 업무인 연구와 교육에 집중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정계에 진출한 교수의 복직에 대한 내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 본인도 폴리페서에 대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 후보자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직을 휴직한 뒤 2년 2개월동안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냈다. 법무부 장관설이 제기된 지난 1일 조 후보자는 서울대에 복직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조 후보자는 “서울대에는 임명직 공무원에 대한 휴직 불허 학칙과 휴직기간 제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선출직이 아닌 민정수석의 업무는 ‘앙가주망’(지식인의 도덕적 의무)”이라는 취지의 해명글을 게시했다.

딸의 입시 관련 의혹과 폴리페서 논란 외에도 조 후보자는 고액의 사모펀드에 투자한 사실, 부동산 위장매매 의혹, 조 후보자 동생 부부의 위장이혼 의혹, 부친의 사학재단 ‘웅동학원’ 채무변제 회피 의혹 등을 받고있다. 이에 청와대는 21일 “조 후보자에 대한 합리적인 의혹 제기도 있으나 일부 언론은 사실과 전혀 다르게 의혹을 부풀리고 있다”며 “지금까지 언론에서 제기한 설과 가능성은 모두 검증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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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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