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으로 야당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중도에 뜻을 접는 일 없이 정면돌파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조 후보자는 22일 오전 9시35분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꾸려진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출근해 “저와 제 가족들이 사회로 받은 혜택이 컸던 만큼 가족 모두가 더 조심스럽게 처신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며 “집안의 가장으로, 아이의 아버지로 더 세심히 살폈어야 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들고 취재진 앞에 선 조 후보자는 “당시 제도가 그랬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하며 나 몰라라 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의 따가운 질책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초리를 들어달라”며 “모든 것은 청문회에서 소상히 밝히겠다”는 해명할 의지를 드러냈다. 또 “주변을 꼼꼼히 돌아보지 않고 직진만 해오다가 이번 기회에 전체 인생을 돌이켜볼 수 있었다”라는 말도 했다.
조 후보자는 ‘딸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지도교수를 만난 뒤 딸이 장학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있다’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며 “장학금을 부탁한 적이 없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사퇴여론이 일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그 점을 충분히 알고 있다”며 “성찰하면서 계속 앞으로의 삶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의견을 나눈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나누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딸의 ‘금수저 스펙’ 논란으로 청년층이 박탈감을 느낀다는 지적에는 “ 변명하지 않겠다. 저 역시 그 점을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고 했다.
최근 조 후보자가 국가인권위원회 국제인권전문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할 당시 이 위원회 소속 교수가 공동대표로 있는 비영리단체 인턴십에 조 후보자의 딸 조모(28)씨가 참여한 것으로 드러나 조 후보자가 설명해야 할 의혹이 추가됐다.
조씨는 고교 2학년이던 지난 2008년 12월 사단법인 유엔인권정책센터가 모집한 ‘2009 제네바 유엔인권 인턴십 프로그램’에 합격했다. 당시 모집공고를 보면 이 프로그램은 이듬해 1월 사흘간 서울에서 사전교육을 받고 1월26일부터 2월6일까지 12일 동안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엔인권이사회 자문위원회 등 유엔의 주요 인권회의를 직접 참관하는 일정이었다.
조 후보자가 위원장으로 있는 국가인권위 국제인권전문위원회 산하 국제인권전문가 포럼은 인턴십이 끝난 이후인 지난 2009년 4월 ‘제2차 유엔인권이사회 자문위원회 결과발표 및 평가 토론회’를 열어 인턴십 참가자들이 유엔회의 참관 경험을 발표하는 자리를 만들기도 했다. 조씨를 비롯한 인턴 참가자 10명을 선발하는 과정에는 유엔인권정책센터 공동대표를 맡고 있던 서울대 사회학과 정모 교수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당시 국가인권위 국제인권전문위원회에서 활동했다.
법무부 인사청문회준비단 관계자는 조씨의 유엔인권 인턴십 참가에 대해 “조 후보자가 선발과정 등에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현재 해외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