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고양시 소재 기피시설의 현대화를 위한 결단하라!”
고양시 대덕동 주민들이 서울시 소유 난지물재생센터의 지하화 또는 영구폐쇄를 요구하며 투쟁하는 가운데 침묵하던 이재준 고양시장이 마침내 목소리를 냈다.
이 시장은 2일 “서울시는 서울 소재 기피시설의 개선에만 급급하고 고양시에 있는 서울시 소유 기피시설은 사실상 방치한 상태”라며 “박원순 시장이 직접 문제해결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고양시 대덕동 주민들은 지난 19일부터 분뇨·음식물 폐수 운반차량의 진입을 실력으로 저지하고 있다.
이 시장은 또 “이번 사태의 책임은 서울시에 있다”면서 “더 이상 장기계획을 운운하며 고양시민을 우롱하지 말고 즉각 기피시설 현대화 및 전면 지하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어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재조성 사업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고양 대덕동 주민들에게 수십 년간 고통을 주고 있는 난지물재생센터 지하화부터 해결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서울시의회는 올해 예산에 반드시 지하화 예산을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난지물재생센터는 현재 인근 자유로를 달리는 차량에서도 악취가 느껴질 만큼 시설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더구나 난지물재생센터 내에는 서대문 은평 마포 종로 영등포 등 서울시 5개 구가 함께 운영하는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도 운영되고 있다.
최근 이들 자치구가 사용할 은평 광역자원순환센터까지 고양시나 다름없는 지축·삼송지구 인근에 계획되면서 갈등의 골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각 구청 차원의 대응에만 급급한 상황이다.
서울시는 지난 2012년 기피시설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고양시와 상생발전 공동합의문을 체결한 바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난지물재생센터를 지하화하겠다’는 추상적인 장기계획만 제시할 뿐 세부계획조차 수립하지 않은 상태다.
고양시의 요구에 양 시는 지난 5월부터 공동협의회를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 뾰족한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고양시민들은 “고양시에 소재한 서울시 기피시설은 5곳으로 지난 30~40년간 주민들에게 큰 고통을 주는 것은 물론 도시의 정상적인 발전까지 가로막아 왔다. 그러나 서울시는 주민지원금과 같은 미봉책으로 일관하며 주민 갈등만 유발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큰 정치를 꿈꿔야 할 서울시장이 구청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수도 서울의 수장으로서 국민들의 갈등을 규합하는 통 큰 지도력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이 시장도 “서울시는 난지물재생센터, 서울시립승화원의 지하화를 위한 세부계획을 지금이라도 즉각 수립하라”면서 “서울시민의 안락함을 위해 기피시설을 고양시민에게 떠넘기고 나서 최소한의 책임조차 지지 않는다면 주민과 함께 고양시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행정력을 이용해 서울시의 갑질과 특권행정을 막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양=정수익 기자 sagu@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