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허리케인 도리안이 카리브해 섬나라 바하마를 강타하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1일 바하마 아바코섬에 상륙한 도리안은 현재 36시간 넘게 바하마를 휩쓸고 있다. 도리안은 최고 등급인 5등급에서 4등급으로 약화됐으나 여전히 위력적인 강풍과 해일을 일으키고 있으며 바하마와 미국 남동부를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시간) 허버트 미니스 바하마 국무총리는 “아바코섬에서만 현재까지 5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확한 피해 상황 점검과 피해자 신원확인을 위해 대응팀이 곧 아바코로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또 미니스 총리는 “우리는 지금 역사적인 비극의 한가운데에 있다. 피해 규모가 광범위하다”고 말했다.
앞서 현지 언론 바하마프레스는 아바코의 8세 소년을 첫 사망자로 보도했다. 현재까지 부상자는 21명으로 보고됐으나 피해 현장 접근이 어려워 정확한 피해 현황은 집계되지 않았다. 도리안이 머물고 있는 그랜드바하마 지역에도 폭풍과 해일로 홍수가 이어지고 있어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도리안은 현재 바하마의 그랜드바하마섬에 위치해 있다. 오전까지는 시속 2㎞ 속도로 느리게 북서진했으나 현재는 더욱 느려져 한 지점에 멈춰 있는 상태다. 바람의 속도는 최고 시간당 233㎞로, 전날 최고 시속 297㎞보다는 느려졌지만 여전히 강력하다. NHC는 “극도로 위험한 도리안이 인명을 위협하고 있다”며 주민들에게 안전한 대피소에 계속 머물라고 당부했다.
도리안이 동반한 폭풍 해일로 그랜드바하마의 해수면이 4∼5m 높아지면서 해안 주택이 물에 잠겼다. 국제적십자사는 바하마에서 최대 1300채에 달하는 가옥이 파손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바하마 인구가 약 40만명인 것을 고려하면 인구의 상당수가 도리안으로 보금자리를 잃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물살에 휩쓸릴 위기에 놓인 주민들의 구조요청이 빗발치고 있으나 구조요원들도 접근할 수 없는 상태라고 콰시 톰프슨 국무장관은 현지 방송에 전했다. 가장 인구가 많이 거주하는 뉴프로비던스 지역은 전력망 손실로 정전 상태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도리안은 앞으로 몇 시간 더 그랜드바하마를 휩쓴 후 3일 오전 바하마를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도리안의 이동 경로를 예측하기 어려워 미국 본토 상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플로리다와 사우스 캐롤라이나, 조지아 등 미국 남동부 지역은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100만명 이상의 주민에게 강제 대피령을 내렸다. 도리안에 대비해 항공편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과 팜비치국제공항 등은 운영을 임시 중단한 상태다. 올랜도국제공항도 3일 오전부터 상용 항공기의 이착륙을 중단하기로 했다. 올랜도의 디즈니랜드도 3일 문을 닫는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