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기자간담회를 두고 ‘무책임한 셀프 청문회’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조 후보자 딸의 대학원 입시 문제가 추가되며 비판 여론이 커지는 양상이다.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이하 총학)가 5일 오전 10시 서울 관악구 교내 행정관 앞에서 조 후보자의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총학은 조 후보자가 청문회 무산 이후 개최한 기자간담회에 대해 “자녀의 논문 문제와 장학금 문제를 비롯한 많은 의혹들에 ‘몰랐다’ ‘내가 관여하지 않았다’는 무책임한 답변으로 일관했다”며 “조 후보자와 관련된 새로운 의혹들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도정근 총학 회장은 “청년들이 받은 ‘마음의 상처’를 운운한 조 후보자가 우리에게 또 다시 허탈감을 줬다”고 토로했다.
조 후보자의 의혹 해명이 부실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도 회장은 “관악회에 장학금을 반납하려 했다던 조 후보자의 말은 사실과 다르다”며 “관악회는 장학금 반환 관련 문의를 받은 적이 없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승준 사회과학대학 학생회장은 “사모펀드 의혹은 공직자 윤리와 직결되는 문제”라며 “조 후보자 임명을 강행한다면 이는 청와대가 도덕성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지현 서울대 공과대학 학생회장은 “진영논리를 떠나 사회 특권층으로서 불평등을 악용한 조 후보자의 행적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법무장관 자격 없다” “조국 임명 반대한다”는 구호도 외쳤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법전원) 학생들도 조 후보자 규탄에 나섰다. 지난 4일 서울대 법전원 학생회는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서울대 법전원 재학생 일동’ 명의로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절차적 불법은 없었다는 변명은 평생 법학자로 살아온 자신의 삶을 부정하는 처사”라며 “검찰 조사 중인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이 된다면 검찰 독립성과 법 집행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에서 명확히 해소된 의혹은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간담회에서 조 후보자는 딸 조모(28)씨의 입시 및 장학금과 관련해 “청탁이나 불법은 없었다”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이어 그는 고액의 사모펀드 투자에 대해 “나는 몰랐으며 아내와 5촌 조카가 한 일”이라는 취지로 해명해 ‘변명 뿐인 간담회였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간담회 사회를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맡았으며 조 후보자의 발언 시간에도 제한이 없었던 점을 두고 ‘법과 제도를 모두 무시한 행태’라는 지적도 나왔다.
조씨의 대학원 입시 과정에서도 문제가 드러나 의혹을 키웠다. 조씨는 어머니 정경심(57) 교수가 근무하는 경북 영주 동양대학교에서 지난 2013년 총장 명의 표창장을 받았다. 지난 2014년 조씨는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자기소개서에 해당 이력을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표창장을 결재한 적도 없고 준 적도 없다”고 밝혔다는 언론보도가 나와 논란이 됐다. 동양대 측은 조씨가 받은 표창장에 대해 “관련 서류의 보존 연한이 지나 폐기한 상태라서 확인 불가”라고 밝혔으며 최 총장의 발언은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한 말이 단정적으로 보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오는 6일 열릴 예정이다. 이날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 요청한 조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의 재송부 시한일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청문회에 조 후보자 가족을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에 바른미래당은 ‘증인없는 하루짜리 청문회’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조 후보자는 “늦었지만 청문회가 이제라도 열리게 돼 다행”이라며 “아는 것은 아는 대로,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