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가을로 접어드는 9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힌 질환이 있습니다.
덥고 습해서 음식이 상하기 쉬운 여름철, 특히 8월까지 빈번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식중독을 조심하라는 당부였습니다.
최근에는 평균 기온이 올라가면서 9월에도 발생 건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각 지자체들도 식중독을 막기 위한 합동 진단 및 점검 작업으로 9월까지는 분주합니다.
식중독은 주로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먹고 일어날 수 있는 감염성 질환이죠.
때론 음식을 먹지 않아도 바이러스를 통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식중독과 비슷한 의미로 장염이란 말을 씁니다.
장염은 소장이나 대장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가리키는데, 대부분 음식 섭취와 관련이 있고 증상도 유사하기 때문에 식중독과 혼용해 사용하기도 합니다.
전문의들은 무엇보다 일상에서 자주 손 씻는 습관을 강조했습니다.
감염을 부르는 대표적 경로가 손이기 때문입니다.
<리포트>
식중독은 고온 다습한 여름철에 발병 빈도가 높습니다.
식약처가 제공한 최근 5년간 월별 평균 식중독 발생 현황에 따르면, 8월이 1727명으로 가장 많았고, 9월이 1414명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8, 9월 발병 비중이 크긴 하지만, 그래프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식중독은 사실 연중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여름이 아닌 다른 계절에도 방심할 수 없습니다.
김경오 교수 /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식중독이란 것은 말 그대로 오염된 음식을 섭취해서 그걸로 인해 장염 등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는 겁니다. 오염이라고 하는 것은 여러 가지 미생물, 세균이라든지 또는 화학물질에 오염된 것일 수 있고, 바이러스에 오염된 것일 수도 있어요. 바이러스 같은 경우는 굳이 음식이 오염되지 않아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줍니다. 주로 겨울철 같은 때 음식을 통하지 않고 바로 장염에 걸릴 수 있고, 겨울철에 도는 장염은 대개 바이러스에 의한 게 많은 반면 7월, 8월, 9월처럼 여름에 유행하는 장염은 대부분 세균에 의해 오염된 음식을 섭취해서 장염이 생기는, 즉 식중독이 생기는 시기죠.”
식중독 발생은 우리가 먹고 마시는 음식 등과 직결됩니다.
인체에 유해한 미생물, 또는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독소에 의해 생길 수 있습니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대표적 원인균으로는 살모넬라, 병원성대장균, 노로바이러스 등이 있는데요.
기온이 25도 이상일 때 음식물이 이 외부 기온에 6시간 넘게 노출되면 식중독균이 번식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살모넬라균은 닭 같은 가금류가 가장 흔한 감염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알 껍질에 균이 묻어있는 경우가 많은데, 열에는 취약해 익히면 감염을 피할 수 있습니다.
단 조리 과정에서 다른 식품으로 이차 오염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병원성대장균 감염은 분변에 오염된 물이나 오염된 물로 세척한 채소, 도축 과정에서 오염된 육류 등을 통해 나타납니다.
특히 생채소가 들어간 김치를 먹고 병원성대장균 식중독에 걸린 환자의 비율이 높았고, 이어 육류나 김밥 등 복합조리 식품에 의한 감염도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기온이 떨어지면 번식력이 감소하지만, 노로바이러스는 오히려 낮은 기온에서 활동이 활발해집니다.
대개 감염자의 배설물이나 구토물에 기생을 하는데요.
살모넬라균이나 병원성대장균 식중독의 경우 원인의 90% 이상이 음식 때문이지만, 노로바이러스는 주로 감염된 환자와의 접촉, 오염된 식기류 등을 통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스튜디오>
보통 섭취한 음식물은 소화기관 안에서 영양소로 잘게 분해되고 흡수됩니다.
그런데 음식물에 독소나 세균이 섞여 들어오면 우리 몸에서는 이를 신속히 제거하기 위해 반응하는데요.
독소가 소화관 상부에 있는 경우 구토를 하게 되고, 하부에 있는 경우에는 설사를 통해 체외로 배출시킵니다.
이처럼 식중독에 걸리면 구토와 설사에 이어 복통, 발열 등의 증상을 보입니다.
또 일부에서는 독소의 영향으로 신경마비, 근육경련, 의식장애 등의 증상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일단 구토와 설사가 심하면 탈수 증세가 나타날 수 있는데, 어린이나 노인은 탈수 때문에 문제가 커질 수 있는 만큼 빠른 조치가 필요합니다.
<리포트>
김경오 교수 /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전형적인 식중독 증상으로 응급실을 통해 내원한 환자인데요. 복부CT를 찍은 사진이 되겠습니다. 이게 대장인데요. 전반적으로 장이 두껍게 부어있어요. 장에 염증이 생겨서 장이 전체적으로 부어있으니까 수분 등이 흡수가 안 되고 그대로 빠져나가서 설사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거든요. 염증이 가라앉아야 증상이 좋아지는데 일단 염증이 가라앉을 동안 수분이 빠져 나가면서 발생할 수 있는 탈수를 예방하기 위해 수액 등을 보충해주는 게 중요하고요. 만약 환자가 입으로 수분 등을 섭취하지 못한다면 입원해서 정맥으로 수액을 공급할 필요가 있습니다.”
식중독은 대개 자연적으로 치유가 됩니다.
증상 발현 이후 5일에서 일주일 정도 지나면 저절로 호전되는데요.
그 과정에서 구토나 설사로 인한 체내 수분 손실을 보충하고, 전해질 불균형을 교정하기 위한 수액 공급이 중요합니다.
포도당이나 전해질이 포함된 물은 일반 물에 비해 흡수가 더 빨라 효과적입니다.
끓인 물에 설탕이나 소금을 타서 마시거나 시중의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설사가 줄어들면 미음이나 쌀죽 등 기름기가 없는 음식부터 먹는 게 좋습니다.
김경오 교수 /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크게 세 가지가 제일 중요하죠. 일단 항상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합니다. 바이러스든 세균이든 항상 오염시키는 게, 가장 많이 쉽게 오염되는 경로가 손이거든요. 항상 외출하고 들어오면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하고요. 특히 여름철 세균에 오염되는 음식들이 많기 때문에 항상 음식이나 이런 것들을 조리해서 날로 먹지 않고 조리해서 먹고, 물도 가급적이면 끓여서 먹는 것이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되겠습니다.”
<스튜디오>
식중독 치료에서 탈수 증세가 있을 때는 수액 공급을, 혈변이나 발열이 있다면 항생제 투여가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설사가 심하면 지사제를 비롯한 약물을 사용하곤 하는데, 사실 식중독 증상인 구토는 위장 내 독소를 몸 밖으로 배출하는 반응이고, 설사는 장내 독소를 씻어내는 반응이기 때문에 지사제를 함부로 사용하면 장 속에 있는 독소나 세균의 배출이 늦어져 회복이 지연될 수도 있습니다.
전문의와의 상담을 바탕으로 치료 경과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아야겠습니다.
식중독을 예방하는 주의사항을 덧붙이자면 닭, 오리 같은 가금류나 수산물, 육류를 물로 씻어낼 때 주변에 둔 생으로 먹는 채소나 과일에 그 물이 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또 채소류는 물로 3회 이상 씻어내는 게 좋고요.
칼로 자르려면 반드시 씻어낸 다음에 해야 합니다.
손은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비누나 세정제를 이용해 씻을 때 예방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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