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54) 법무부 장관 일가를 둘러싼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고위 간부들에게 법무부가 ‘윤석열 검찰총장을 배제한 특별수사팀’ 구성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이 이를 즉각 거부함에 따라 법무부와 검찰 사이 긴장감이 높아지는 양상이다. 제안이 나온 시기는 조 장관 취임 무렵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일부 간부의 개인적인 의견일 뿐 공식 제안이 아니라며 일축했다.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법무부가 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은 아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법무부와 대검찰청에 따르면 법무부의 한 고위 간부는 조 장관이 취임한 지난 9일 검찰 고위 간부에게 전화를 걸어 조 장관 가족 수사와 관련해 윤 총장을 제외한 특별수사팀을 구성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른 법무부 간부 일부도 조 장관의 취임식을 전후로 검찰 관계자들에게 윤 총장을 배제하는 형식의 수사팀 구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걱정한 한 간부가 ‘이러한 방향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냐’는 식으로 가볍게 한 이야기”라며 “공식적인 논의가 아니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내용이 조 장관에게 보고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법무부의 특별수사팀 구성 제안을 보고받은 뒤 곧바로 거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찰청의 한 관계자는 “총장께서 단호하게 ‘안 된다’는 뜻을 밝혔고, 이런 총장의 뜻이 법무부에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검찰 일각에서는 조 장관 취임 직후 특별수사팀 구성 제안을 받은 것과 관련해 법무부의 의중을 의심하는 분위기다. 검찰은 조 장관 취임 직후 복수의 관계자들을 통해 이런 제안이 들어왔다는 점에서 사실상 법무부의 공식 의견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조 장관은 자신과 가족이 받는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와 관련된 보고를 받거나 지휘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지만, ‘적절한 인사권 행사’를 통해 법무부의 감독 기능을 실질화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에 조 장관이 가족 수사와 관련해 직접 관여를 하지 않더라도 인사를 통해 검찰을 통제할 것이란 관측이 검찰 안팎에서 나온다.
법무부는 “조국 장관은 일관되게 가족과 관련한 검찰 수사를 보고받거나 지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며 “수사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수사가 진행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