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사건 당시 경찰, 이춘재 용의자로 지목…증거부족으로 놓쳐

화성사건 당시 경찰, 이춘재 용의자로 지목…증거부족으로 놓쳐

기사승인 2019-09-25 15:28:35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이춘재(56)가 사건 발생 당시에도 유력한 범인으로 꼽혔던 것으로 밝혀졌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화성에서 6차 사건이 일어난 직후 용의 선상에 올랐다. 6차 사건은 지난 1987년 5월9일 오후 3시 경기도 화성시 태안읍 진안리의 한 야산에서 성폭행당한 뒤 살해된 주부 박모(당시 29세)씨의 시신이 발견된 사건이다.

이후 경찰은 탐문 수사 및 행적조사 등을 통해 이씨가 범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그를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이씨와 관련해 입수한 주민 진술, 첩보 등 정보를 종합해 수사 지휘부에 “유력한 용의자로 보이는 인물이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보고 며칠 후 이씨는 수사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6차에 앞서 발생했던 사건의 증거물로 추정한 용의자 혈액형과 족적이 이씨의 것과 불일치한다고 판단했다. 당시에는 DNA 검출·분석 기술이 수사에 도입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경찰은 추가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고 이씨를 풀어줬다. 

경찰은 8차, 10차 사건이 일어난 뒤에도 2차례 더 이씨를 조사했지만 검거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씨는 10차 사건 3여년 뒤인 지난 1994년 1월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검거됐다.

화성사건 수사에 참여했던 하승균(73) 전 총경 등 전·현직 경찰관들은 현재 대부분 이씨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대상자와 용의자가 워낙 많았기 때문에 모두를 기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경찰관 가운데 이씨를 기억하고 있거나, 이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한 사람들을 찾았다”고 밝혔다.

한성주 인턴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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