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전국 확산 7일내 결판난다

돼지열병 전국 확산 7일내 결판난다

北 확진 3월경 추정… 태풍 링링에 오염원 1·2차 감염농장 유입 가능성 있어

기사승인 2019-09-26 00:01:00

“앞으로 3~7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지 여부를 가늠하기까지 남은 시간이다. 서울대 수의대 면역학과 우희종 교수는 25일 “잠복기를 고려하면 ASF 발생이 변경지역에서인지, 전국에 걸친 확산일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축산 분야 전문가인 우 교수는 지난 5월 북한 자강도 우시군 협동농장에서의 ASF 발병 시부터 국내 파주에서의 첫 발생에 이어 현재 확산 기로에 이르기까지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주요 전망을 내놨다. 

관련해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기준 ASF 발생 상황은 5개 농장에서 ‘확진’, 1개 농장에서 ‘의심’으로 나타났다. 세부 확진 일자 및 발생 지역, 돼지두수는 ▲17일 파주(연다산동) 4927두 ▲18일 연천 1만406두 ▲23일 김포 3175두 ▲24일 파주(적성면) 3만1993두 ▲24일 인천 강화(송해면) 400두 등이다. 의심농장은 인천 강화(불은면)에 위치한 830두 규모의 돼지농장이다. 현 상황에 대해 우 교수는 “방역의 완전 차단은 깨진 것”이라고 말했다. 

◇ “완전 방역, 깨졌다”

- 현 상황을 어떻게 보는가. 

현재 감염이 5차까지 발생했다. 차량 등 이동수단에 의한 확산 가능성이 있다. 1차(파주) 발생 농장 차량이 남쪽까지 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5차 발생까지 ASF는 변경지역에서 발견됐다. 때문에 전국으로의 확산시점이라기 보단 3~7일 가량 지켜보면 변경지역에서의 발생인지, 전국적인 확산인지가 분명해 질 것이다. 아직 첫 발생 이후 열흘이 지나지 않아 신중할 필요가 있다.  

- 태풍 ‘링링’으로 인한 오염원 전파 가능성을 제기했는데.

잠복기가 일주일임을 고려하면 1, 2차 발병 일주일 전·후 감염됐을 것이다. 이때는 태풍 링링의 영향권 하에 있던 시점이다. 북한 지역이 오염돼 있었고, 1, 2차 발생 농장간 거리가 떨어져 있었으며, 해당 농장들이 안전지침에 따른 대비가 되어 있음을 고려할 때 태풍으로 인한 오염원 유입 가능성이 유력하다. 유전자 분석 결과에 따라 판가름될 것으로 보인다. 

- 동일 차량 이동으로 인한 전파 가능성도 나오는데.

만약 1, 2차 발생 농가의 차량 이동 등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었다면 강화와 김포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향후 일주일내 추가 ASF 발생이 나타난다면 해당 농장들로부터 전파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당장 오늘 발병이 확진됐다면 이전 일주일 동안에는 차량 이동으로 인해 바이러스가 방출되었을 것이다. 

- 태풍에 의한 전파 과정을 좀 더 설명해달라.

태풍으로 인해 북한 지역 내 돼지사체(부스러기)·부산물·폐기물·분비물 등이 태풍 권역에 유포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비록 농장의 대비가 잘 되어 있었더라도 사람과 차량 등에 오염물질이 묻어, 농장 내부의 돼지와 접촉되었을 수 있다.  

- 정부 방역 과정에서 미비점은 없었을까.

가장 큰 문제는 김포 농장 사례에서 보듯 국제기준에 준한 표본조사를 시행했더라도 이것이 충분치 않았다는 점이다. 농장내 모든 돼지의 감염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더라도 국제기준보다 표본조사를 강화해야 한다. 

- 최근 북한 전역에 ASF 확산 징후가 보고됐다. 

북한 자강도에서의 발생 이전부터 예상했다. 중국내 확산과 북한의 국경의 허술한 방역 체계를 감안하면, 중국에서 북한으로의 전파는 시간문제라고 봤다. 북한의 농장은 전시를 대비해 소규모 마을별 자체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마을간) 이동이 있어 전파 확률이 높았다. 이르면 3월, 적어도 4월에는 ASF가 발생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북 전역과 휴전선 인근까지 퍼졌다고 본다. 

- 미국 농무부 산하 동식물검역청(APHIS)이 남북을 ASF 영향을 받은 국가 명단에 포함, 돼지고기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가 국내 미칠 영향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우리나라는 돼지고기 수입국이다. 수출 비중은 높지 않아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그것보다 상당한 살처분이 이뤄져 국내 돼지고기 가격 상승이 우려된다. 

- 전국에 확산되리라 보나.

잠복기를 고려하면 완벽한 이동의 통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현실적으로 방역의 완전 차단은 깨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 유전자 분석 정보 및 표준검사 결과를 정부가 명확히 공표하길 바란다. 

- 현 상황에서 당부의 말을 전한다면.

정부와 농가, 시민 협력해야 한다. ASF는 잠복기에도 바이러스가 방출되기 때문에 가벼운 증상이라 할지라도 확인절차를 밟는 것이 방역에 유리하다. 시민들도 정부 권고에 따라 이동에 있어 오염을 유의해야 한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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