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를 알고 있었다면 대기업이 천억씩 써가며 그런 일을 저질렀겠나.”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이사는 인보사케이주의 성분 변경 사실을 고의로 숨긴 것이 아니라고 토로했다.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는 출시 당시 구성성분을 ‘연골유래세포’로 명시했다. 이후 미국 임상에서 인보사의 주성분은 연골유래세포가 아닌, 태아신장유래세포주로 드러났다. 해당 성분은 종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제약업계와 보건당국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천억을 투자하면서 리스크는 국민에게 떠넘기는 게 기업하는 사람의 윤리인가.”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몰랐다’는 이 대표의 해명을 믿을 수 없다며 반발했다. 기 의원은 또 코오롱생명과학이 문제를 확인한 뒤에도 인보사 공급을 즉각 중단하지 않았다며 기업윤리 부재를 지적했다. 지난 2017년 인보사 제조업체 론자는 연구자료를 내고 인보사에 사용된 성분이 신장세포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밝혔다. 지난 2월26일 세포변경 사실이 잠정 발표된 이후에도 인보사는 300여명의 환자들에게 투약됐다.
“반년이 지났지만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 사안은 아무것도 없다.”
법무법인 오킴스 엄태섭 변호사는 식약처와 코오롱이 인보사 투여 환자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오킴스는 인보사 피해 환자 902명의 소송을 대리 중이다. 인보사 사태가 불거진 이후 식약처와 코오롱은 피해자 전원을 등록해 향후 15년간 추적검사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까지 인보사 처방 환자 3170명 중 미등록 상태로 신원 파악이 어려운 인원은 762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가 국민에게 안전에 대한 확신은 주지 못하고 ‘뒷북처’라는 별명만 얻었다.”
김광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식약처가 라니티딘, 발사르탄 등 국제적으로 논란이 된 의약품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비판했다. 고혈압약 원료 발사르탄과 위장약 제제 라니티딘에서는 각각 발암 추정물질 NDMA가 검출됐다. 식약처는 이 사실을 미국 FDA와 유럽 EMA 공표를 통해 인지한 뒤 대응에 나섰다.
한성주 인턴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