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창원 LG가 벌써부터 위기를 맞았다.
현주엽 감독이 이끄는 LG는 지난 13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원주 DB와의 홈경기에서 53-68로 패했다. 이 패배로 LG는 개막 이후 5연패 수렁에 빠졌다. 구단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5연패 동안 LG는 평균 68.8득점에 그치는 ‘변비 농구’에 시달리고 있다. 개막전이었던 서울 삼성전을 제외하고 최근 3경기에서 15점차 이상 대패를 당했다. 공수에 걸쳐 문제점을 노출 중이다.
LG는 올 시즌을 앞두고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김종규와 결별했다. 리그 내 정상급 센터가 이탈하면서 전력 약화가 우려됐으나 예상보다 더 힘겨운 행보를 걷고 있다.
야전사령관 김시래의 기복 있는 플레이가 LG의 추락 이유로 분석된다.
현 감독은 올 시즌 키플레이어로 김시래를 뽑았다. 미디어데이에서 “시래만 잘 하면 된다”라고 말 할 정도였다.
김시래는 15일 기준 평균 11.6득점 6.2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평균 수치는 크게 이상 없지만 5득점 이하 경기가 2경기나 된다. 지난 11일 전주 KCC전에선 최승욱의 수비에 막히며 4득점 2리바운드에 그치는 등 체면을 구겼다.
‘뉴 페이스’들은 아직 LG에 적응을 하지 못한 모양새다.
LG는 비시즌에 정희재, 김동량, 박병우 등을 영입했다. 이들은 시즌 개막 전 연습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으나 시즌이 시작되자 김시래의 분담을 덜어주지 못하고 있다.
LG가 야심차게 영입한 정희재는 평균 8.2득점을 올렸으나 기대치에 비하면 만족할 만한 기록은 아니다. 박병우는 코트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김동량은 LG가 치른 5경기 중 단 1경기만 출전하는 등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 버논 맥클린의 부진도 뼈아프다. KBL에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캐디 라렌은 24.2득점 11.8리바운드로 예상외 활약을 펼치고 있으나, 맥클린은 5.6득점 8.8리바운드에 그치며 라렌에게 1옵션 자리를 내줬다.
맥클린은 2년 전 고양 오리온에서 주전 빅맨으로 뛰며 살림꾼 역할을 해냈다. 하지만 LG에서는 제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선수들과의 호흡이 맞지 않아 무리한 1대1 공격에 의존하고 있다. 골밑 경쟁력도 이전만 못하면서 현주엽 감독의 고민을 가중시키고 있다.
LG는 오는 16일 고양 오리온을 상대로 연패 탈출에 나선다. 오리온은 부상을 당한 랜드리를 대신해 올루 아숄루를 영입했으나 LG전에는 출전하지 못한다. 하지만 오리온이 지난 13일 울산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외국인 선수 1명 없이도 승리를 거둬 LG의 시즌 첫 승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