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사협력 세계 최하 130등…자동차업계 ‘노동적폐’ 청산해야

한국 노사협력 세계 최하 130등…자동차업계 ‘노동적폐’ 청산해야

기사승인 2019-10-30 14:40:29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개최한 한국자동차산업 발전포럼에서 국내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한국 자동차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지적이 나왔다.

30일 서울 서초구 KAMA 회관에서 열린 포럼에는 경영자총협회, 노동연구원, 교수 등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협력적 노사관계를 유지하는 선진국 주요 자동차 업체에 대한 분석이 이뤄졌다. 국내 자동차업계 노사관계가 가진 불안요인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개회사를 맡은 정만기 KAMA 회장은 “급부상한 중국이 글로벌 경쟁에 본격 참여하면서 자동차 업계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며 “선진국과 비교해 5분의 1 수준인 개발도상국의 저렴한 노동력, 내수시장 침체 등의 요인으로 선진국 자동차업계의 노사관계가 흔들리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김준규 KAMA 조사연구실장은 “해외 주요 자동차 기업들은 노사간 상호 양보로 신뢰가 쌓이면서 기업 경쟁력이 강화됐다며”며 반면 국내 자동차업계 노사관계는 신뢰가 축적되지 못한 대립 관계라고 말했다.

김 실장에 따르면 일본 도요타(Toyota)는 지난 1962년 ‘노사선언’을 통해 사측은 종신고용제를, 노조는 회사 인사권·경영권 불가침 원칙을 채택했다. 이후 도요타는 현재까지 무파업 경영을 지속하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volkswagen)도 지난 1990년대 독일 금속노조와 일자리공유(Work-Sharing)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사측은 2년 이상 고용보장을, 노조는 근로시간 단축을 약속하며 생산성을 높였다. 미국 GM은 지난 2009년 파산 후 단체협약을 통해 노조는 2015년까지 임금동결·파업금지를, 사측은 이익공유·성과연동 임금체계를 도입했다. 이후 GM은 200만대 이상 생산량을 회복했다.

김 실장은 “해외 선진국 사례처럼 우리나라 자동차업계도 노사의 대립적 관계를 청산하고 이익공동체 의식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자동차업계는 매년 노사가 수당협상을 하고 있어 파업으로 인한 손실과 교섭비용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총액임금 통합협상 ▲중장기 임금협약 ▲초과근로 할증률 완화 등 노동 관련 제도를 개선해 인건비 변동 리스크를 축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노동조합이 국내 자동차업계의 불안요인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태기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금속노조,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 대형 노조가 시장과 괴리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유경제 모델, 무인·자동화 생산 등으로 생산량과 고용이 동반감소하는 상황에서 대형노조가 경직적·전투적 노동 투쟁을 지속하고 있어 자동차 산업의 재편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이어 김 교수는 노조의 노동운동이 지나치게 정치화됐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그는 “기업은 비용편익 분석에 따라 움직이는 중립적 조직이다. 반면 대형노조들은 반자본·반법치주의적 노동운동을 펼치며 시위를 통해 정치권에 압력을 행사한다”며 ”노조를 의식한 정치권이 기업에 규제를 가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5대 노동 적폐로 ▲호봉제 임금체계 ▲노동조합 특권 ▲전투적 노동운동 ▲노동정치 ▲현실성 없는 노동정책 등을 지적했다. 이어 “시장의 변화에 맞게 노동시스템도 미래지향적으로 혁신해야 한다”며 “기업 뿐 아니라 노동자에게도 사회적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성주 인턴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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