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만들어진 독립영화를 결산하는 독립영화의 축제, 서울독립영화제가 28일 개막한다.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는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9일간 서울 CGV아트하우스압구정,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시네마테크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상설 5개관, 주말 7개관에서 총 118편의 영화로 관객들을 만난다. 이는 역대 가장 큰 규모로 1368편의 공모작 중 예심을 거친 118편(개막작 1편, 본선 경쟁 33편, 새로운 선택 18편, 특별초청 47편, 해외초청 10편, 아카이브전 9편)이 상영된다. 총 상금 규모도 8000만원으로 늘었다.
올해 서울독립영화제의 슬로건은 ‘시프트’(SHIFT)다. 독립영화 안팎에서 일어나는 많은 변화와 독립영화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는 현재 흐름을 반영한 슬로건이다.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올해 여성 창작자들의 약진에 주목했다. 올해 출품한 감독 중 여성의 비율이 42%(1404명 중 590명)에 이르고 신작 상영작 중에서도 47%(102명 중 48명)의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지난해 장편 상영작 중 여성 감독의 데뷔작이었던 영화 ‘벌새’(감독 김보라), ‘메기’(감독 이옥섭), ‘아워바디’(감독 한가람), ‘밤의 문이 열린다’(감독 유은정) 등이 올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점도 눈에 띈다.
5일 오전 11시 서울 동작대로 아트나인에서 열린 ‘서울독립영화제 2019’ 기자회견에서 김동현 집행위원장은 “여성 창작자들이 단편 부문에선 예전부터 활약해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지난해를 분기점으로 여성 장편 창작가들의 환경이 개선됐고, 그들의 작품을 보려는 수요도 늘어났다. 이 같은 변화가 한국 영화 전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해외 교류 사업을 확대하고 한국영화 100주년을 기념해 특별 사업을 펼치는 점도 특징이다. 홍콩아시아영화제와 공동기획으로 홍콩 독립영화 특별전을 진행해 홍콩 반환 이후의 변화들을 돌아본다. 또 한국영화 100주년을 기념하여 50년 가까운 독립영화의 역사를 돌아보는 ‘독립 아카이브전 : 청년의 얼굴, 아름다운 필름’을 기획했다. 초기 독립 다큐멘터리의 원형인 1976년작 ‘서울 7000’(감독 김홍준)과 1981년작 ‘국풍’(감독 서울대 얄라셩)이 복원돼 관객들을 만난다. 영화 ‘기생충’으로 제72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단편 ‘지리멸렬’은 4K 디지털로 복원돼 상영된다.
올해 서울독립영화제의 개막작은 장률 감독의 영화 ‘후쿠오카’다. 한국의 낡은 서점에서 출발해서 후쿠오카를 여행하는 내용이다. 김동현 집행위원장은 “왜 여행하는지 이유와 목적이 명확하지 않다”며 “이들의 여정을 끊임없이 생각하는 것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배우 권해효, 박소담, 윤제문이 출연한다.
이날 배우 권해효는 “공교롭게도 지난해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인 영화 ‘한낮의 피크닉’에 이어 2년 연속 개막작에 출연하게 됐다”며 “지난해 2018년 3월 말부터 4월 중순까지 일본 현지 배우들, 중국 배우들과 함께 촬영했다. 사실 저 스스로도 뭘 하고 왔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심사위원을 맡은 배우 문소리는 “서울독립영화제 심사는 처음”이라며 “즐거운 마음으로 합류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올해는 인상적인 독립 장편 영화들이 많았다”며 “최근 한국 독립영화의 경향은 어떤지 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