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이 범행 당시 머물렀던 펜션 주인에게 수차례 ‘정말로 와보지 않냐’고 물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펜션을 운영하던 노부부의 아들 A씨는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A씨는 “당시 펜션 운영 시스템이 손님과 대면하지 않고 입·퇴실하는 방식이었다”며 “보통 입실하면 전화를 줘 안내를 해 드리는데 그날 (고유정의 경우는) 입실할 시간이 지났는데도 계속 전화가 오지 않아 몇차례 (전화를) 했었는데 계속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고유정이 전화를 밤 9시쯤 처음 받아 급한 일이 있는 것처럼 ‘잠깐 무언가 하고 있으니 다시 전화를 주겠다’고 하고 끊었다”며 “전화가 안 와서 아버지가 밤 10시쯤 전화를 한 번 더 했다. 그날은 특이한 점이 하나도 없었다. 아버지께서도 고유정의 목소리에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로 말씀하셨다”고 회상했다.
A씨는 “당시 늦은 퇴실을 하던 고유정은 혼자 큰 짐들을 나르고 있었고, 아버지가 이를 돕겠다고 하자 고유정은 자신이 예민하니 짐에 손대지 말라고 대꾸했다”고 전했다.
또 “처음 고유정이 예약 전화를 할 때는 옆에 있었다. 고유정이 몇 번이나 주인이 정말 와보지 않냐고 확인했다. 이미 기존에 안내됐고 주인과 마주치지 않는 시스템이라고 광고도 여러 번 돼 있었다”라며 “그래서 경찰에게 고유정의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특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펜션 주인이 현장을 보존하지 않고 훼손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고유정이 청소를 하고 갔다. 별다른 특이점이 없어서 손님을 받아도 될 정도로 깨끗한 상태였다”며 “또 사건이 문제가 된 후에 임의대로 청소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청소해도 된다’는 경찰의 통제를 받고 청소했다”고 말했다.
A씨는 “기자들한테 전화가 너무 많이 와서 아버지가 석 달 사이 전화번호를 두 번이나 바꿨다”며 “현재는 폐업 신고를 했다. 사건이 이렇게 되는 바람에 부동산 매매가 어려운 상태가 됐다. 펜션이 경제적으로 유일한 수입처였는데 경제 활동이 중지돼버렸고 은퇴 자금은 부동산에 다 묶이게 됐다. 굉장히 어렵다”고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