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참사’ 재배당 후 첫 재판…法 “피고인 진지하게 성찰해야”

‘가습기살균제 참사’ 재배당 후 첫 재판…法 “피고인 진지하게 성찰해야”

기사승인 2019-11-12 18:54:03

가습기 살균제 참사 사태를 유발한 제품을 유통·판매한 혐의를 받는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등 재판을 맡은 새 재판부는 진지한 성찰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12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는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와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 등 13명에 대한 14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이 사건은 어마어마한 사회적 참사로 피고인들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며 “이 재판에서 지나치게 법 기술적으로 접근하면 국민들이 눈살을 찌푸릴 테니 참사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바탕에 깔고 법리적 공방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판 준비 시간을 원하는 대로 드리기는 어렵다”며 “앞으로 매주 화요일 재판을 진행하고 가능하면 4~5월에는 일주일에 두 번씩이라도 진행해 내년 상반기 중에는 끝내려고 하니 내년을 넘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 측의 기본 입장이 전해지기도 했다. 안 전 대표 측 변호인은 “애경산업은 판매자로서 제조업체인 SK케미칼을 전적으로 신뢰했을 뿐 판매자로서 필요한 주의의무는 다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이 사건을 옥시 계열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과실범의 공동정범으로 적시했으나 두 업체의 제품은 성분 자체도 다르고 경쟁 관계에 있어 공동목표를 세웠다고 보기도 어렵다. 공동정범의 범위를 넓게 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재판부는 “과실범의 공동정범 인정 여부는 재판부 역시 무겁게 인식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므로 법리적 공방을 계속하자”며 검찰에 법리보강을 요구했다.

해당 재판은 지난달 7일 13차 공판 이후 재판부를 바꿔 약 한 달 만에 다시 시작됐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이 사건을 심리하던 같은 법원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의 요청에 재판부를 재배당했다.

안 전 대표는 재임 기간 중인 지난 2002년부터 2011년까지 CMIT 및 MIT 등을 원료로 만든 ‘가습기 메이트’를 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홍 전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 원료 물질인 CMIT 및 MIT 등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을 알고도 이를 사용해 ‘가습기 메이트’ 제품을 제조·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
신민경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