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C홀에서는 ‘제18회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이 열렸다. 디자인 교육의 일환으로 이날 오후 1시30분 열린 세미나에서는 유명 영국 디자이너인 베단 로라 우드가 강단에 올라 자신의 색상 구현 비법을 전수했다.
베단 로라 우드의 첫 번째 제시어는 ‘런던’이었다. 런던에서 예술대학교에 진학한 그는 자주 거리를 배회하면서 런던을 탐색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여러 사물에서 작품 영감을 받았지만, 작품 소재에 대해 고민하던 중 런던에서 많이 사용하는 라미네이트에 매료된 적이 있다”며 “저렴하면서 특색있는 소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어 그는 “연상관계를 떠올리며 라미네이트를 재작업하는 ‘쪽매붙힘’이라는 기술을 구현하면서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고 이야기했다.
베단 로라 우드라고 색상에 대해 고민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대체로 조용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런던 기반의 색상은 베단 로라 우드에게 한계로 느껴졌다. 그는 “라미네이트 뿐 아니라 이후 섬유를 활용한 카펫 등 다양한 작품으로 바운더리를 넓혔는데, 이 과정에서 사실상 나 자산이 색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깨달은 적이 있다”고 토로했다.
다만, 베단 로라 우드의 다양한 해외 경험은 고민을 깨는 계기가 됐다. 그는 “베니스에서 디자인에 대해 공부할 당시 금전적 여유가 없어 폐자재를 가지고 패턴에 대해 고민했다”며 “한 업체로부터 폐목재를 받아 살펴보던 중 ‘갈색도 모두 같은 갈색이 아니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모든 사물에 접목된 ‘세컨드 컬러’를 발견한, 베단 로라 우드는 이후 색상 탐색이 다양해졌다고 전했다.
베단 로라 우드는 디자인하면서 다양한 도구에 도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베니스 거주할 당시, 공유 오피스를 사용했다”며 “다른 사람들이 퇴근하고 나면 복사기를 깨끗하게 닦은 뒤 이를 디자인에 활용할 방법은 없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10여년 넘게 유지한 채식 식습관을 포기할 정도로 베니스 염지육에 푹 빠져 있었는데 복사기 채도를 조정한 뒤 살라미 등 염지육을 프린트 해 다양한 패턴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베단 로라 우드는 “디자인 과정에서 여러 도구에 도전하지 않았다면 이러한 결과의 컬렉션을 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