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 이적 시장이 폐장을 향해 가는 모양새다. 구단별 주요 로스터가 구성되면서 윤곽이 잡혀가고 있다.
지난해 SKT T1 등 LCK 구단들은 대대적으로 리빌딩을 시도하면서 전열을 다듬었다. 하지만 결국 올해도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등 국제대회에서 유럽(LES)과 중국(LPL)에게 우승컵을 내주고 말았다. 리그간 실력 격차가 줄어들면서 한국 선수들이 고액 연봉을 제시하는 해외 리그로 이탈하는 추세다. 또한 과거 활약 했던 선수들이 은퇴 수순을 밟고 있어 LCK 구단들은 선수 영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때문인지 이번 스토브리그에선 유독 신인 유망주들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다수의 LCK 구단이 전략적으로 방향을 선회해 미래에 투자하고 있다.
대표적인 팀이 SK 텔레콤 T1이다. 올해 LCK 스프링, 서머 시즌을 석권했지만 아쉽게 롤드컵 4강에서 탈락한 SKT T1은 '페이커' 이상혁, '테디' 박진성, '에포트' 이상호를 제외하고 주전 선수였던 '칸' 김동하, '클리드' 김태민, '마타' 조세형과 계약을 종료했다. 또한 오랫동안 T1에서 지휘부를 맡았던 김정균 감독과도 결별했다.
이에 SKT는 감독 자리에 인빅터스 게이밍, 담원 게이밍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여준 김정수 감독과 3년 계약을 맺으며 보강을 시도했고 '로치' 김강희와 '커즈' 문우찬을 영입하며 급한 불을 껐다. 이어 아카데미 출신 유망주들인 '칸나' 김창동, '엘림' 최엘림, '구마유시' 이민형, '쿠리' 최원영을 로스터에 올리면서 점진적인 세대 교체를 시사했다.
드래곤X 역시 신인들이 눈길을 끈다. '데프트' 김혁규만을 제외하고 감독, 코치진, 선수들 모두와 계약을 해지한 DRX는 그리핀의 내부 고발자로 나선 김대호 전 감독을 섭외하면서 리빌딩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김 감독의 징계 등 위기가 있었지만 최근 본격적으로 움직이며 영입 소식을 전했다. 신인 '표식' 홍창현, '케리아' 류민석을 1군으로 콜업했고, '쵸비' 정지훈, '도란' 최현준을 영입하며 5인 로스터를 완성했다.
한화생명e스포츠 역시 FA(자유계약선수)를 영입하는 것과 동시에 신인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방향을 택했다.
한화생명은 올해 좋은 모습을 보여준 '템트' 강명구와 '라바' 김태훈이 잔류한 가운데 손대영 감독, 정노철 코치를 데리고 오면서 사령탑을 강화했다. 여기에 '큐베' 이성진, '하루' 강민승을 영입해 상체를 보강했고 서포터 매물 중 대형급인 '리헨즈' 손시우를 영입했다. 그러면서도 유망주 '제니트' 전태권, 신인 서포터 '비스타' 오효성을 로스터에 등록했다.
이적시장에서 소위 '대박'을 낸 구단도 있다.
'룰러' 박재혁과 '라이프' 김정민을 제외하고 타 포지션 선수들과 계약을 종료한 젠지는 자유계약 선수들 중 최고급이라 평가 받는 '라스칼' 김광희, '클리드' 김태민, '비디디' 곽보성 3명을 영입하며 강력한 우승 후보로 올라섰다.
담원 게이밍과 샌드박스 게이밍은 큰 전력 이탈 없이 조용히 스토브리그를 보냈다.
올해 롤드컵 첫 출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담원은 주전 라인업 그대로 로스터를 유지했다. 김정수 코치와 탑 라이너 '플레임' 김호종은 팀을 떠났지만 이재민 전 SKT 코치를 영입하면서 빈자리를 메꿨다.
샌드박스는 원거리 딜러 '고스트' 장용준을 떠나보내는 대신 '루트' 문검수와 '레오' 한겨레를 영입했다. 또한 베테랑 서포터인 '고릴라' 강범현을 데려오면서 바텀을 강화했다. 주전 선수였던 '서밋' 박우태, '온플릭' 김장겸, '도브' 김재연, '조커' 조재읍은 잔류했다.
아프리카 프릭스는 에이스 ‘기인’ 김기인을 지켜냈고, 원거리 딜러로 LPL에서 활약한 '미스틱' 진성준을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계약이 종료된 '유칼' 손우현의 빈자리는 '플라이' 송용준으로 채웠다.
올해 LCK로 승격한 APK 프린스도 '카카오' 이병권을 제외하고 모두 잔류했다. 거기에 '하이브리드' 이우진, '미아' 최상인을 바텀에 추가 영입하면서 바텀 라인을 강화했다.
선수 불공정 계약으로 논란을 빚은 '카나비 사건'의 중심 그리핀도 늦게나마 움직이기 시작했다. '소드' 최성원, '타잔' 이승용, '바이퍼' 박도현, '캐비' 정상현, '래더' 신형섭이 잔류한 가운데, 지난 5일 한상용 감독과 '내현' 유내현, '운타라' 박의진을 추가로 영입하면서 전력 보충 및 이미지 쇄신을 노리고 있다.
KT 롤스터는 여전히 로스터를 완성하지 못한 상태다.
올해 부진한 모습을 보인 KT는 기존 감독, 코치진, 선수들과 모두 계약을 해지하고 대대적인 리빌딩을 시도 중이다. 전 드래곤X 강동훈 감독을 지휘부로 영입하면서 바텀엔 '에이밍' 김하람과 '투신' 박종익을 영입했다. 하지만 공석으로 남은 탑, 정글, 미드에는 아직까지 특별한 영입 소식이 없다.
한편 대형급 '매물'인 '칸' 김동하, '쿠로' 이서행, '마타' 조세형 등은 소속이 아직 결정되지 않아 이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