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식이법 ‘과잉처벌은 오해’…법 적용 조건 명시돼 있어

민식이법 ‘과잉처벌은 오해’…법 적용 조건 명시돼 있어

기사승인 2019-12-11 10:53:48

‘민식이법’이 규정한 어린이 교통사고 가해자 형량이 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러나 해당 법률은 적용 대상을 규정하는 조건을 포함하고 있어, 과잉처벌에 대한 우려는 오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민식이법은 지난 9월11일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김민식(9) 군의 이름을 딴 법이다. 도로교통법 개정안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가법) 개정안 등 2건이 이에 해당한다.

도로교통법 개정안에는 어린이 보호구역 내 과속단속 카메라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명시됐다. 또 지방자치단체장이 어린이 보호구역에 신호등, 과속방지턱, 속도제한·안전표지 등을 우선 설치하도록 했다.

특가법 개정안은 어린이 교통사고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개정안에 따라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를 내서 어린이를 숨지게한 가해자는 최소 3년 이상 징역, 최대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

특가법 개정안을 두고 일각에서는 형벌 비례성 원칙과 상충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고의성이 없는 과실범에게 지나치게 높은 형벌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민식이법 표결에 반대표를 던진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SNS 계정을 통해 “고의와 과실범을 구분하고, 형벌 비례성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반대 이유를 밝혔다.

강 의원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행위로 간주되는 음주운전 사망사고와 민식이법의 처벌 형량이 같다”며 “고의와 과실을 구분하는 것은 근대형법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른 범죄에 견주어 스쿨존 교통사고의 형량을 지나치게 높이게 되면 또 다른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특가법 개정안을 과잉처벌로 치부하기는 어려워보인다. 최종 처리된 법안에 따르면 해당 개정안은 도로교통법에 따라 어린이 안전에 유의하며 운전할 의무를 위반한 상황에만 적용된다. 즉, 어린이 보호구역 내 규정 속도인 시속 30km를 초과했거나, 교통사고처리특례법에 규정된 12대 중과실 교통사고로 13세 미만 어린이를 사망하게 한 사건이 이에 해당한다.

김민식군의 아버지 김태양씨는 법안이 통과된 뒤 국회에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 안전수칙을 위반해 12대 중과실에 포함됐을 경우만 해당 법률을 적용해 형벌을 받게 되는 것이지, 무조건 이 법률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여러 가지 허위사실이 나오고 있고, 법안에 대해 오해하시는 분들도 많다”고 토로했다.

한편 어린이생명안전 관련 도로교통법 개정안인 태호·유찬이법, 한음이법은 아직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태호·유찬이법은 어린이가 탑승하는 모든 차량을 어린이통학버스 신고대상에 포함시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한음이법은 어린이통학버스 운영자가 버스에 영상기기를 장착해 모니터로 자동차 내부·후방·측면을 확인하도록 규정했다.

한성주 인턴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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