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병원 특혜 대출 의혹’을 폭로한 사업가 신혜선씨가 “청탁을 들어주지 않아 서운해하는 사람의 일방적 주장”이라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입장에 정면 반박했다. 우리들병원을 둘러싼 대출 특혜 의혹이 더욱 짙어질 전망이다.
뉴시스에 따르면 신씨는 16일 입장문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그런 부탁을 한 적이 있을지 몰라도, 나는 양 원장에게 먼저 연락한 적이 없다”며 “내가 원한을 품고 청탁을 한 사람처럼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것을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신씨는 우리들병원의 이상호 회장이 금융권으로부터 특혜를 받아 1400억원을 대출했으며, 자신이 그 과정에서 피해를 봤다고 밝힌 인물이다.
신씨는 “내가 먼저 연락을 한 것은 딱 한 차례로, 그것도 이 사건의 핵심관계인 A씨가 이 사건을 양 원장과 상의했다고 해서 윤모 총경(이른바 ‘버닝썬 경찰총장’)과 의논해 사건 상세 내용을 양 원장에게 보내준 것이 전부”라며 “오히려 나에게 먼저 연락을 해 찾아온 것은 양 원장 본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면시 경찰청장이 정해지고 금융감독원장이 임명되면 다시 의논해보자고 먼저 제안한 것이 누구인가”라며 “허위사실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를 요구하고, 그동안 교회를 농락하고 성직자를 기만한 행위를 더 이상은 침묵과 인내로만 묻고 가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원장 등 여권 인사들이 본인의 피해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는 언급도 있었다. 신씨는 “본인(양 원장)은 과거 언론을 통해 내게 고마움을 표한 적이 있다. 그런데 지금 나를 마치 원한을 품은 사람처럼 얘기하는 것이 인간적 도리인가”라며 “정부 실세라고 하는 사람들은 내가 신한은행으로부터 7년간 당한 고초를 잘 알고, 오히려 이를 나와 종교계를 이용하는 계기로 삼은 것은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12년 대선 이후 당시 의원이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천주교 지도자들의 비공개 만남을 주선했다. 신씨는 당시 주교들이 문 대통령에게 우리들병원 특혜 대출 의혹으로 인한 신씨의 피해 사실을 전했다고 주장했다. 신씨는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현재까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은 대통령께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신씨는 지난 2009년 우리들병원 이상호 회장의 전처인 김수경 우리들리조트 회장과 함께 레스토랑 사업을 하면서 신한은행으로부터 260억원을 대출받았다. 당시 신씨는 본인 소유의 루카511 빌딩을 담보로 제공했고, 이 회장은 연대보증을 섰다.
이후 이 회장은 지난 2012년 우리들병원의 재정난을 이유로 산업은행에서 1400억원을 대출받았다. 당시 산업은행은 신한은행 대출에 이 회장이 섰던 연대 보증을 문제로 삼았고, 기존 채무 부담을 없애는 조건으로 대출을 허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씨는 이 회장이 자신의 동의 없이 연대보증에서 빠지면서 채무를 자신이 떠안게 됐다고 주장했다.
신씨는 이 회장이 보증에서 빠지는 과정에 관여한 신한은행 직원 2명을 사문서위조와 사금융알선 등의 혐의로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했다. 이들은 지난 2016년1월 재판에 넘겨졌고 사금융알선 혐의만 유죄로 인정됐다.
한편 신씨는 이 회장의 대출 과정에 양 원장과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친문 인사’와 윤 총경 등이 연루됐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한성주 인턴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