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오픈뱅킹 가입자 유치 경쟁에 뛰어든 가운데 한 시중은행이 가입자를 늘리려고 직원들을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A은행 오픈뱅킹 TFT는 최근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냈다. 비대면 서비스 전면 시행일(18일)에 앞서 오픈뱅킹 가입률이 저조하니 자체 가입을 권고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부서별 가입률을 높은 순으로 나열해 공개했다. 쿠키뉴스가 입수한 자료를 보면 개인영업전략부(82.4%)와 경영혁신부(81.8%), 주택기금부(81.8%) 등 가입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외국인영업부(28.6%)나 인사부(27.7%) 등은 가입률이 낮았다.
오픈뱅킹은 핀테크 기업이 금융서비스를 편리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은행 금융서비스를 표준화된 형태로 제공하는 인프라다. 앱 하나로 모든 계좌를 조회할 수 있고 출금과 이체도 가능하다.
또한 분산된 고객을 한 곳으로 모을 수 있는 만큼 은행권은 서비스 차별화는 물론 경품 등 각종 혜택을 내걸고 가입 유치전에 뛰어든 상태다.
하지만 이 같은 경쟁에 부담을 느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무리한 실적을 요구할 경우 불만만 쌓이고 불완전판매 등 자칫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
실제 모 은행은 이러한 점들을 우려해 내부에서도 직원을 상대로 실적을 부추기는 행태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은행 한 직원은 “과도한 실적 압박으로 DLF 부실 참사를 겪고도 아직도 숫자와 실적을 부추기는 행태에 짜증이 난다”고 호소했다.
이에 관해 은행 측에서는 “내부에서도 필요하다고 느끼면 충분히 (가입)권고를 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서비스 사전오픈 할 때 영업점에 따로 할당을 주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