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야외에서 풍선을 날리는 행사를 금지한다. 지상으로 떨어진 풍선 조각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경기도는 이번 연말부터 도내 31개 시군과 산하기관의 모든 행사 때 풍선 날리기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민간단체도 풍선 날리기 이벤트 자제에 동참하도록 도청의 보조사업도 마련할 계획이다. 향후 도가 후원하는 행사에는 풍선 날리기 금지와 폐기물 발생 감축 조건을 부여하기로 했다.
경기도는 이같은 정책을 환경부에도 건의해 풍선 날리기 금지 조치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방침이다.
소망을 염원하는 의미로 진행하는 ‘풍선 날리기 이벤트’는 저비용으로 화려한 시각적 효과를 낼 수 있어 체육대회나 연말연시 지역축제에서 흔히 이뤄진다. 그러나 헬륨가스를 채운 풍선들이 터져 야산과 바다 등지에 떨어지면 환경오염을 일으킨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풍선의 고무 소재인 라텍스는 자연상태에서 분해되려면 4년 이상 시간이 소요된다.
야생동물이 바람 빠진 풍선을 먹이로 착각해 먹는 사례도 있어 생태계에도 치명적이다. 조류가 연성 플라스틱인 풍선을 먹이로 착각해 섭취할 경우 풍선이 위장 벽에 달라붙거나 기도를 막아 폐사할 수 있다. 호주 태즈메이니아대 연구팀에 따르면 바닷새가 풍선 잔해 한조각을 삼켰을 때 폐사 확률은 20% 이상이다.
영국에서는 옥스퍼드·카디프를 비롯한 50개 지자체에서 풍선 날리기 행사를 금지하고 있다. 미국 뉴욕·캘리포니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헤이그, 스페인 지브롤터 등 도시들도 풍선을 야외에서 날리지 못하도록 규제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야외에서 풍선을 날리는 행사를 지자체나 정부에서 제한하는 규정이 없다.
한성주 인턴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