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가 7일 호르무즈 해협 파병 여부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부처 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통항하는 우리 선박과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점, 해상 안보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기여해야 한다는 점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중동 정세 악화가) 중동에 머무는 우리 국민, 기업, 선박 등의 안전에 미칠 영향을 파악하고 있다”며 “중동 정세 안정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계속 기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에는 이상진 외교부 재외동포영사실장이 중동 현지에서 활동 중인 기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는 외교부 관계자와 기업인들이 현지 정세 현황을 공유하고 위기 대응 방안 모색할 예정이다.
지난 5일 외교부는 중동 지역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조세영 1차관이 주관하는 부내 대책반을 설치했다. 대책반은 중동 지역에 위치한 우리 공관과 함께 24시간 긴급 상황 대응 체제를 가동 중이다.
미국은 지난 3일 이란의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드론 공습으로 피살했다. 이날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미국에 대한 ‘가혹한 보복’을 공언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영토 52곳에 반격할 준비가 돼 있다”고 응수하며 양국 사이의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이란 인근에 위치한 호르무즈 해협은 걸프해로 들어가는 입구로, 중동에서 나오는 원유의 주요 수송로다. 전 세계에서 거래되는 원유 30%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간다.
지난해 8월4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장관은 공식 석상에서 “일본과 한국처럼 호르무즈 해협에 이해관계가 있는 나라들이 호르무즈 해협 호위 연합체에 참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 논의는 지난해 7월 해당 해협에서 영국 유조선이 이란 혁명수비대에 억류된 사건을 계기로 시작됐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업용 선박을 호위하기 위한 군사 연합체 구성을 추진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