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自然)은 인간이 살아가는 터전이다. 이 자연은 사람들의 현재이며 미래이다. 따라서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자연의 근본이 되는 것이 어떤 물질인지가 큰 관심의 대상이었다. 만물의 근원적 물질이 무엇인지 밝히고 그것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자 했던 시각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존재한 인류 공통의 인식이다. 대표적으로 동양의 ‘음양오행설’과 서양의 ‘4원소설’이 있다. 음양오행설에서는 ‘오행’, 즉 토(土), 금(金), 수(水), 목(木), 화(火)를, 4원소설에서는 ‘물’, ‘불’, ‘흙’, ‘공기’를 ‘만물의 기본 요소’로 들고 있다. 뤽 베송 감독은 그리스자연철학의 4원소설에 착안하여, ‘물’, ‘불’ ‘바람’ ‘흙’의 4개의 원소에 가장 중요한 제5원소(사랑)을 덧붙여 흥미로운 영화를 만들어냈다. 바로 '제5원소(The Fifth Element, 1997)'이다.
이 원소들을 경제학의 측면에서는 ‘자원’ 또는 ‘재화’라 표현할 수 있다. 그 첫 번째 원소는 ‘물’인데, 물은 고대부터 우주 만물의 근원으로 인식되어져 왔으며, 지구의 약 70%가 물로 구성되어 있고, 신체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물은 생명의 원천이다. 몸에서 수분이 20%만 빠져나가도 목숨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 원소는 ‘불’인데, 불은 빛과 열을 내는 에너지로서, 인류의 문명이 있도록 뒷받침해 준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사람이 만물의 영장으로서 다른 동물과 크게 다른 존재로 이 세상에 존재하고 존립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인은 불의 발견과 그 이용에 있었다. 세 번째 원소는 ‘바람’인데, 바람은 대기의 온도와 기압차에 의해 공기가 이동하는 기상현상으로, 기후와 날씨를 결정하고 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네 번째 원소는 ‘흙’인데, 흙은 생명의 터전이다. 땅은 사람에게 먹을 것을 산출하게 해줌으로써, 기아로부터 벗어나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는 지구의 생명체는 이 4가지 원소가 절대 생명체를 에워싸야 살아나는데, 악마가 절대생명체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지구를 위협하는 상황을 보여준다. 무한한 용기와 파괴력이 있지만 사랑이 없으면 존재 가치를 얻지 못하는 절대 생명체(제5의 원소)-신이 보낸 소녀 릴루(밀라 요보비치). 그녀가 코벤 달라스(브루스 윌리스)를 사랑하게 되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게 되어 지구는 악의 세력을 물리치고 새 생명을 얻는다.
이 영화에서 ‘제5원소’는 바로 인간 자신이며 동시에 물, 불, 바람, 흙의 4개 원소를 통합하는 혹은 통제할 수 있는 존재이다. 이는 인간이 신이 부여해준 원소를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그것이 선(善)이 될 수도 있고 악(惡)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 스스로 자연을 아끼고 보존해야 생명을 얻게 된다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괴테는 “하늘에 별이 있고 땅 위에 꽃이 있고 우리의 가슴 속에 사랑이 있는 한 인간은 행복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의 말처럼, 사랑이야 말로 우리에게 생의 희망과 용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의 말을 빌릴 필요도 없이 물질주의적 가치관이 팽배되어 있는 현대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동서고금의 진리인 바로 ‘사랑’이다. 그것은 어떤 악(惡)도 인간이 태초부터 지닌 사랑의 힘 앞에서는 무력하다는 것은 영원한 진리다.
‘사랑’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가장 위대한 신의 선물이다. “삶의 가장 큰 행복은 우리 자신이 사랑 받고 있다는 믿음으로부터 온다.”는 빅토르 위고의 말은 말 그대로 사실이기 때문이다.
정동운(대전과학기술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