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장면이 눈앞에'...KT-삼성서울병원, 5G로 손잡다

'수술 장면이 눈앞에'...KT-삼성서울병원, 5G로 손잡다

기사승인 2020-01-14 09:00:00

 

"저는 지금 기어를 쓰고 있습니다."

수술실에서 장기에 붙은 암덩어리를 수술도구를 이용해 제거하는 고화질 영상이 실시간으로 전송된다. 기어를 쓰고 개복수술을 집도하는 삼성서울병원 송태성 교수의 움직임에 따라서 원격으로 수술실에 들어가지 않고도 수술 장면을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었다. 이는 수술실에 직접 들어가 수술장면을 목 빼고 지켜보아야 했던 공간적 한계를 넘어선, 어디서나 원격으로 수술을 협업할 수 있도록 바뀌는 스마트 병원의 모습이다. 바로 5G를 통해 가능하다. 

5G가 지원하는 이 같은 '스마트 혁신병원'의 미래가 한층 가깝게 다가왔다. 바로 KT와 삼성서울병원이 손을 잡으면서다. 양사는 스마트 혁신병원 구축을 위해 양해각서를 체결, 세계 최초로 의료 업무에 5G를 도입해 신속한 진료가 가능하도록 돕기로 합의했다. 이는 KT가 추구하는 기업 5G의 하나의 사례이기도 하다. 

13일 서울삼성병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인영 KT 상무는 "삼성서울병원에 기업전용 5G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며 "개인 의료정보를 다루는 병원의 특성상 허가된 단말만 접속이 가능한 보안성 높은 '기업전용 5G'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박 상무는 "이번 성과를 발판 삼아 스마트한 환자 케어 서비스 개발과 5G 기반 의료행위 혁신, 병원 운영 효율 향상을 위한 5G 서비스 개발을 지속할 예정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준호 삼성서울병원 외과 교수는 "지난 1890년대 의대 강의동에서는 모두가 둘러싸서 지켜보는 가운데 수술을 보여주었지만, 2020년인 지금도 마찬가지다"라며 "지금도 고화질 동영상 시스템은 있어왔지만 비싸고 번거로워서 실제로는 활용할 수 없었는데, 이것이 5G를 통해 현실이 되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실제로 5G를 통해 가능해진 수술 시스템을 직접 보여주었다. '모바일 라이브 서저리 스튜디오'는 간단한 장비를 통해 수술실의 수술 진행 영상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다. 실제로 최준호 교수는 기자간담회의 스크린에 송태성 교수와 실시간 원격 통신을 실행하여 송 교수가 집도하는 수술을 지켜보고 송 교수와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영상은 끊김 없이 고화질로 진행되었고, 목소리도 또렷이 잘 전달되었다. 

이는 5G를 이용한 싱크캠(Sync CAM)으로 수술 중인 교수 시점 영상과 음성을 고품질로 실시간 제공해 수습 의료진이 원격으로도 수술 장면을 지켜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수습 의료진에 대한 교육효과가 향상돼 환자를 위한 전문 수술 역량의 확보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5G를 통한 디지털 병리 진단도 가능해졌다. 삼성서울병원의 장기택 병리과 교수는 병리과 검사에서 암 발생의 징후인 '동결절편'이라고 불리는 슬라이드 검진 과정에서 협진이 필요한데, 5G 슬라이드 스캐너 장비를 통해 스캔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동결절편 슬라이스는 손톱보다 작은데 4G가 넘어간다"라며 환자로부터 발생하는 데이터 가운데 가장 용량이 큰 파일이어서 스캔해 전송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실시간 스캔을 통해 보기 때문에 훨씬 더 빨리 진단을 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5G를 통해 양성자 치료정보 조회도 가능해졌다. 표형렬 방사선과 교수는 "양성자 치료는 다양한 각도에서 환자 CT를 찍는 장치인데, 이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전문의가 직접 이동해야 했으나 이를 어디에서나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KT는 수술실의 의료폐기물을 5G 자율주행 로봇이 자동으로 처리하고 비품을 배달할 수 있도록 하는 의료 지원서비스도 선보였다. 감염된 물품을 사람이 옮기다 접촉될 것을 우려해 감염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병실에도 AI 기반 환자 시스템인 스마트 케어기버는 KT의 AI 서비스 기가지니를 기반으로 환자가 음성만으로 병실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이다. 또 환자의 동의 하에 몸 상태를 항상 모니터링해 긴급 상황이 발생해도 의료진이 대처할 수 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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