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이 산불로 인해 빨간불이 켜졌다.
오는 20일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는 호주 멜버른에서 막을 올린다. 총상금 7100만 호주달러(한화 약 566억40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3.6으로 인상됐다. 단식 본선 1회전에서 탈락해도 웬만한 직장인 연봉을 뛰어넘는 약 7200만원을 받아 갈 수 있다.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는 만큼 기대를 모으고 있으나 현재 호주에서 최악의 산불로 인해 대회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호주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남동부 지역의 산불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 30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나온 가운데 고온과 가뭄까지 겹쳤다. 또한 호주 남동부 지역은 산불 연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호흡에 곤란을 겪을 정도로 대기의 질이 나빠졌다.
이는 호주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 중이다.
14일부터 시작된 호주오픈 예선은 이틀 연속 짙은 스모그 현상으로 인해 경기 시작 시간이 늦춰졌다. 예선 경기 도중에는 일부 선수들이 호흡 곤란을 이유로 기권하거나, 경기를 마친 뒤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호주 멜버른에서 진행 중인 이벤트 대회 쿠용 클래식에 출전한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도 2세트 도중에 그만둬야 했다.
슬로베니아의 달리아 야쿠포비치(180위)는 여자단식 예선 경기 2세트 도중 게임을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야쿠포비치는 1세트를 6-4로 따내고 2세트를 5-6으로 끌려가고 있었다. 충분히 승리가 가능했으나 그는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포기했다.
야쿠포비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경기 내내 숨을 쉬기 어려웠다. 경기 시작 20분쯤부터 이미 힘겨운 상태였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경기가 열린 빅토리아주 멜버른파크 로드레이버 아레나 상공은 산불로 인해 연기가 자욱했다. 빅토리아주 환경보호청에 따르면 멜버른의 대기 상태는 ‘보통~위험’ 수준이었다.
이를 대비해 호주오픈 대회 조직위원회는 “실내 코트 3개가 있기 때문에 대회 진행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메이저 대회를 치르려면 실외 코트의 활용이 필수적이라 과연 대회가 정상적으로 열릴 수 있을지 아직 불투명하다.
한편 이번 대회에 권순우, 한나래가 호주오픈 본선에 올라 있다. 이덕희는 현재 예선을 치르고 있다. 정현은 손바닥 부상으로 인해 대회를 포기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