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기자수첩]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기사승인 2020-01-17 06:00:00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이후 궁금증이 생겼다. 왜 문재인 대통령은 ‘낙하산’ 논란 속에 기업은행장 임명을 강행했을까.

윤 행장 임명은 실은 엄청난 리스크를 안고 있었다. 바로 신뢰 문제였다. 

문 대통령은 야당의원 시절 낙하산 기업은행장을 반대했다. 이후 대통령 후보시절에는 금융노조와 낙하산 근절 협약을 맺었고 나중에는 행장 임명절차를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마당에 청와대 관료출신(전 경제수석)을 행장으로 세우는 건 낙하산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되고 지지 세력에게서 멀어질 수 있는 사안이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예정대로 인사를 감행했다. 이를 반발해온 노조는 ‘내로남불’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이에 관해 문 대통령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회견장에서 나온 발언 중 답변이 될 만한 내용을 추리자면 “인사권은 정부에 있고 변화가 필요하면 외부에서, 안정이 필요하면 내부에서 발탁 한다” 정도로 보인다. 

그러면서 “기업은행 발전과 역할을 활발히 할 수 있을지를 보는 관점에서 열린 마음으로 봐 달라”고도 했다. 

이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변화를 위해서는 낙하산 수용도 가능하다는 의미로 먼저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윤 행장을 가리켜 ‘손색이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다만 전후 사정을 고려해보면 문 대통령은 윤 행장을 낙하산으로도 인정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결론은 문 대통령에게 낙하산은 ‘지금’은 맞다. 그러나 ‘그때’는 틀렸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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