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치료 후 나타나는 재발이나 부작용이 실제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은 별로 크지 않다는 연구가 나왔다. 진립선암의 치료 합병증인 요실금, 발기부전, 호르몬요법의 부작용 등이 큰 문제로 여겨졌던 기존 인식을 뒤집는 결과다.
20일 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정창욱 교수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샌프란시스코 병원(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실제 전립선암 장기 생존자(추적관찰 중앙값 9년)들의 실제 본인의 상태를 기반으로 삶의 질을 0(죽음)에서 1(완벽한 건강)사이 값으로 정량화하는 수치인 삶의 질 가중치 (health utility)를 측정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전의 연구들은 일반인이나 전립선암 진단 직후의 환자에게서 가상의 환자 상태를 제시하고 추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여러 질병 상태나 치료 합병증에 의한 삶의 질이 매우 낮게 추정됐다.
그러나, 실제 전립선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본 연구에서는 어떠한 치료를 받거나 어떠한 건강 상태이던 환자들의 삶의 질은 예상과 달리 매우 높게 잘 유지됐다. 특히,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합병증의 빈도가 높아도 재발율이 낮고 합병증에 의한 삶의 질 감소가 미미해 궁극적으로는 가장 높은 삶의 질을 보였다.
비뇨의학과 정창욱 교수는 “지금까지 이렇게 실제 장기생존 암환자를 대상으로 대규모로 직접 삶의 질 가중치를 평가한 연구는 전립선암뿐만 아니라 다른 암에서도 사례가 없었다.”며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또한 “환자들 간에도 주관적인 선호도는 매우 다를 수 있어, 암의 치료와 합병증의 정도 등을 고려한 개인별 맞춤 치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비뇨의학 최고 권위 학술지이자 의학 전체 학술지 상위 0.1% 이내에 속하는 유럽 비뇨의학회지(European Urology, 인용지수 17.298)에 2019년 12월호에 게재됐다.
또한 비뇨의학과 정창욱 교수는 해당 연구 업적을 인정받아 생물학연구정보센터(Biological Research Information Center, BRIC)주관의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에 선정되어 2019년에만 2회 선정되는 영광을 얻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